정재민·김영주 저자 ‘생각을 외주화한 사람들’ 펴내
판단력과 사고 상실의 위기 시대...스스로 생각하는 존재로
인공지능(AI)은 우리 삶과 일상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컴퓨터 앞에서 AI 알고리즘이 추천해 주는 대로 영상을 보고, 쇼핑을 하고, 여행을 간다. 무언가 판단해야 할 때도 고민하는 게 아니라 AI에 먼저 물어보고, 이메일 작성이나 회의 자료를 준비할 때도 AI에 초안을 맡긴다.
일상 업무뿐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기억 조차 AI에 의지하는 시대를 향해 점점 빠르게 달려가는 요즘이다. AI로 인한 변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내일도, 그리고 앞으로도 더 지속되고 가속화될 것이다.
‘생각을 외주화한 사람들’은 AI로 인한 일상의 편리함 속에 숨겨진 인간의 실존적 위기를 날카롭게 포착한 책이다.
저자는 ‘내 기억의 저장소는 나의 뇌가 아니라 저 밖 어딘가의 데이터센터로 옮겨가 있다’고 진단하며 더 심각한 문제는 생각 자체를 외주화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가령, 복잡한 문제를 마주했을 때 스스로 고민하는 대신 즉시 검색한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숙고하는 대신 문제 해결 방법을 검색을 통해 먼저 찾는다. 고민하고, 연결하고, 추론하는 과정 없이 답만 찾는 것에 점점 익숙해져 간다.
그 사이 우리도 모르게 AI에 사고의 주권을 넘겨주는 ‘지능의 자진 반납’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이 책은 우리를 기술 앞에 가두고 조종하기 위해 설계된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적 ‘덫’이 가져온 필연적 결과라고 짚었다.
1∼3부에 걸쳐 저자는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 뇌과학, 심리학, 사회학, 경제학 등 방대한 융합 학문적 증거와 실증 연구를 바탕으로 현대인의 삶을 잠식하는 11가지 기술의 덫을 낱낱이 파헤치고 대안까지 함께 제시한다.
저자는 “생각하는 능력은 인간의 존엄”이라고 말하며 우리가 인간다움을 지키고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로 남기 위한 기술적·철학적 대응책을 진지하게 모색한다.
“스마트폰을 버리거나 AI를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저자는 기술의 설계도를 읽어내고 그 안의 ‘생각 근육’을 단련할 때, AI는 비로소 지배자가 아닌 인간을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준기 기자(bongchu@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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