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 인구는 급감하는데 교육교부금은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나고 있다. 저출산 영향으로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교육 재정은 오히려 늘어나는 기형적 구조다.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으로 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부와 기획예산처가 '교육교부금 개편 필요성'을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여는 것은 이런 모순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의 반영일 것이다. 늦었지만 의미 있는 출발이다. 토론회를 기점으로 개편안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개편 방향을 둘러싼 부처 간 이견은 크다. 기획예산처는 현행 법정교부율을 조정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교육부는 현행 교부율을 유지하되, 교부금 활용 범위를 대학과 영유아 교육 등으로 늘리는 안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시·도 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는 구조다. 세수가 늘면 학생 수와 관계없이 교부금도 함께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최근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법인세가 크게 늘면서 올해 교육교부금은 8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문제는 돈이 필요한 곳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배분해야 하기 때문에 배분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생 수는 감소하는데 재원은 계속 늘어나니 예산을 무리하게 집행하거나 불필요한 사업을 만드는 사례가 적지 않다. 국가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이런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 저출산·고령화 대응, 연금개혁, 첨단산업 육성, 국방과 복지 등 막대한 재정 수요가 한꺼번에 몰려 있다. 한쪽에서는 재원 부족을 호소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쓰지 못할 정도의 예산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현실은 재정 운용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크게 훼손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지만 재정은 현실 위에서 운영돼야 한다. 시대가 바뀌면 제도도 바뀌어야함이 마땅하다. 내국세 연동 방식은 교육 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학생 급감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는 오히려 비효율을 키우는 제도로 변질되고 있다. 이런 역설을 그대로 두는 것은 미래 세대에 대한 책임 있는 선택이 아니다. 기존 교육교부금 제도의 대수술이 화급하다. 학생 수와 교육 수요, 지역 여건, 교육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배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남는 재원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다른 분야에 투입해 성장의 마중물로 삼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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