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분·전분당 제조사 4곳(대상·삼양사·사조CPK·CJ제일제당)이 7년 넘게 전분당 가격을 담합해온 혐의로 7400억원이 넘는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이들 전분 4개사의 전분·전분당 구매 입찰 담합 혐의와 CJ제일제당을 제외한 전분사 3곳의 전분당 부산물 가격 담합 혐의도 추가로 확인됐다.
추가 혐의로 각각 최대 1880억원, 3100억원의 과징금이 더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분당 관련 담합 과징금이 사상 초유인 1조2000억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전분·전분당 제조업체 4곳에 7475억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과징금은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서 부과한 과징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공정위는 4개 전분사에 법 위반행위 금지명령과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 향후 3년간 반기별 가격 변동 내역 보고명령 등의 시정명령도 내렸다.
이들 4개 전분사는 옥수수 가격이 오를 때는 전분·전분당 판매가격을 빠르게 올리고, 원가가 내릴 때는 가격 인하를 최대한 늦추는 방식으로 7년 넘게 가격을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7년 5개월 동안 총 13차례에 걸쳐 전분·전분당 판매가격의 인상·인하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다.
4개 전분사는 국내 B2B 전분 시장에서 95.7%, 전분당 시장에서 86.4%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전분과 전분당 거래는 90% 이상이 B2B 거래”라며 “직접적으로 소비자에게 미치는 가격보다 거래 과정에서 기업들에 담합 효과가 바로 일어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사무처는 이번 담합 혐의 내용 외에 또 다른 혐의가 담긴 심사보고서도 공정위와 해당 업체에 추가로 보냈다. 심사보고서는 담합 혐의 내용이 담긴 보고서로, 심사보고서가 당사자에게 송부되면 공정위 제재 절차가 시작된다.
공정위 사무처에 따르면 4개 업체는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포스코 등 7개 대형 실수요처가 발주한 전분·전분당 구매 입찰에 참여하면서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은 94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공정위는 심의를 거쳐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이번 혐의의 과징금은 최대 18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을 제외한 3개 전분사는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매달 전분당 부산물 제품의 판매 가격을 밀약한 혐의를 받는다.
전분당 부산물 담합 관련 매출액은 1조5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산정됐다. 이 혐의로 받게 될 과징금은 최대 3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전분·전분당 가격 담합으로 부과된 과징금 7476억원에 입찰 및 부산물 가격 담합 혐의 과징금이 추가되면, 전분당 관련 담합으로만 최대 1조2000억원의 과징금이 산정될 것으로 보인다.
남 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최근 공정위가 조치한 설탕·밀가루·인쇄용지 담합에 이어 국민 체감도가 높은 민생 분야에서 독과점 사업자들의 담합을 통한 부당한 가격 인상을 엄정 제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세종=송신용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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