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장관 시절 대통령께 받은 첫 임무"

연간 474건 피해, 건당 평균 23억원

중기부 "반복 기업, 공공입찰 영구 퇴출"

법제처장 "과징금에 징벌적 손배도 검토"

한성숙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성숙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술 탈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최대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공공 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등 강력한 제재 조치를 도입한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기술 탈취는 우리 중소기업의 혁신 의지를 갉아먹는 매우 심각한 범죄 행위"라며 중소기업 기술 탈취 근절 및 보완 과제를 보고받았다.

특히 한 총리는 이번 대책이 자신이 과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재임하던 시절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으로부터 부여받았던 '첫 번째 임무'였다는 점을 직접 상기시켰다. 과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기술 탈취 근절 정책의 초석을 다졌던 한 총리가 총리 취임 이후 정부 차원의 종합 대책으로 이를 최종 완성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이날 국무회의에 보고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중소기업 기술 탈취 사례는 총 474건에 달했으며, 건당 평균 피해액은 23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술 탈취 행위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제재 수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노용석 중기부 제1차관은 "기술 탈취 행위에 대해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최대 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 공표를 포함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중기부는 반복적으로 기술을 탈취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 입찰 및 사업 참여를 엄격히 제한하고, 중소기업의 예방 역량과 기술분쟁조정위원회의 권한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 내에서는 제재 수위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50억원이) 요새 정비되는 행정제재 수준에 비춰볼 때 사안에 따라 굉장히 작을 수도 있어서 제재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는 게 다른 유사한 일을 봤을 때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 검토해보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역시 "피해 구제를 지원하거나 법 위반에 대한 억제력을 높이기 위한 법·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한국형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 도입과 정액과징금 상향을 위해 국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화답했다. 정부는 피해 기업이 실질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손해액 산정 가이드라인도 함께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기술 탈취 대책 외에도 온라인 생태계 정화와 재난 대응에 대한 논의가 함께 이뤄졌다.

한 총리는 이날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과 관련해 "정부는 정당한 비판과 다양한 의견에 대한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명백한 허위 조작정보와 불법행위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온라인 플랫폼은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광장"이라면서도 "허위와 조작정보 유포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며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부처에 국민들이 알기 쉽게 사례를 들어 설명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어 본격적인 장마철 호우 대비와 관련해서는 "재해 대응의 목표는 첫째도, 둘째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라며 "단 한 명의 국민도 안타깝게 생명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행정안전부와 기후부 등에 지방정부와 협력해 지하차도와 반지하 주택, 산사태 취약 지역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철저히 점검하고 보강하라고 지시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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