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고유가·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기름값 부담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차 충전 비용을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를 구매할 때는 고려할 것들이 많다. 보조금 혜택은 물론 감가상각, 각종 금융 상품까지 살펴봐야 한다. 단순히 차량 가격만 비교해서는 합리적인 선택을 내리기 어렵다.
이럴 때 소비자들은 최고의 선택을 내리기 위해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는다. 실제로 챗GPT와 제미나이에 '가성비' 전기차를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 가격과 함께 금융 상품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는 기아 EV3와 EV4, 레이EV 등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전기차 모델을 중심으로 추천했다.
프로모션이 적용된 '초저금리' 금융 상품도 함께 제시했다. 월 납입금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각 금융사의 공식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현대캐피탈 M할부를 이용할 경우 적용 가능한 초저금리 혜택(36개월 할부 기준 0.8%)을 반영했을 때 EV3와 EV4는 각각 월 약 67만원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
EV4는 EV3보다 최초 차량 가격은 높았지만,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모두 반영하면 실질 부담이 낮아져 월 납입금이 EV3보다 떨어졌다. 차량 가격뿐 아니라 각종 보조금과 금융 조건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레이EV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약 3.4%)가 적용됐지만 차량 가격 자체가 낮아 월 약 36만원 수준으로 가장 낮은 납입금을 기록했다. 다만 EV3와 EV4가 더 높은 사양을 갖춘 점을 고려하면, 월 납입금과 차량의 전체적인 스펙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제미나이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코나EV, 테슬라 모델Y 등 챗GPT보다 상위 모델을 중심으로 추천했다. 그 이유에 대해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5300만원 이하 구간에서, 월 납입금 기준으로는 저가형 모델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 성능이 우수한 차량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제미나이가 소개한 차량 모델과 금융 상품을 실제 구매 조건에 맞춰 비교한 결과, 현대캐피탈 'EV 부담 다운(Down)' 차량 반납 유예형 할부 상품으로 차량을 36개월간 이용하면 아이오닉5의 실제 월 납입금은 약 10만원, 코나EV는 약 6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 및 지자체 보조금을 반영하기 전 차량 가격을 기준으로, 차량 가격의 최대 60%를 만기 시점으로 유예해 산정한 금액이다.
현대캐피탈 'EV 부담 Down' 차량 반납 유예형 할부 상품은 차량 가격의 일부를 만기 시점까지 유예하고, 나머지 금액과 이자를 할부 기간동안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 만기 시 차량을 반납하면 유예했던 차량 가격을 별도로 상환할 필요가 없어 초기 월 납입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챗GPT와 제미나이의 추천 차량은 달랐지만 '가성비'는 결국 금융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현대캐피탈의 금융 상품은 전기차 구매 시 부담을 크게 낮추는 역할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기차는 보조금과 다양한 금융 상품이 결합하면서 비용 구조가 세분화되고 있다"며 "상환 방식에 따라 매월 납입하는 체감 비용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금융 상품까지 포함해 자세히 비교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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