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비례대표)

특수교육법 일부개정안

학교는 아이들의 발달과 성장 속도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아이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한 학기를 놓치면 배움이 늦어지고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시간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특히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공간이 아니다. 세상과 연결되는 첫 번째 공동체이며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출발점이다.

그래서 특수교육은 배려가 아니라 권리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교육의 기회가 늦어져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 환경을 제때 갖추는 일은 국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책무다.

우리나라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은 특수학교의 학급과 일반학교의 특수학급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늘어나면 그에 맞는 학급도 마련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이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공간의 문제, 교원 확보의 문제 등 불가피한 사유로 개선되지 못한 경우도 있다.

문제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이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교육청의 대응과 지원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특수학급 설치가 늦어지거나 필요한 교실이 제때 마련되지 못하는 일이 반복됐다. 지역에 따라 교육 여건의 격차도 컸다. 어떤 아이는 과밀학급에서 생활해야 했고, 어떤 아이는 집에서 한시간 이상 걸리는 먼 학교까지 통학해야 했다. 법은 있었지만 아이들이 체감하는 교육환경은 여전히 부족했다.

가장 큰 문제는 특수학급 설치가 중장기적인 계획이 아니라 그때그때의 수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학생 수 변화와 교육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체계가 부족하다 보니 현장에서는 늘 늦은 대응이 반복됐다. 결국 그 부담은 고스란히 아이들과 학부모가 감당해야 했다.

교육은 예측 가능한 행정 위에서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아이들의 상황에 따라 미루거나 기다리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필요한 교실과 교사, 예산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교육행정의 기본이며 특수교육일수록 더욱 그래야 한다. 교육은 누구도 소외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고, 지난 6월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교육감이 특수학교의 학급과 일반학교의 특수학급 설치에 관한 연차별 계획을 매년 수립해 교육부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한 것이다. 교육감이 지역별 특수교육 수요를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에 맞춰 학급 설치와 교원 확보, 교육환경 개선을 계획적으로 추진하도록 법적 책임을 분명히 했다. 특수교육 대상 아이들의 교육환경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겉으로 보면 행정절차 하나를 보완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에서는 계획이 곧 책임이다. 계획이 있어야 예산을 확보할 수 있고 교원을 양성하고 배치할 수 있다. 학교 공간도 미리 준비하는 등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학부모들이 아이의 입학을 앞두고 “우리 아이가 다닐 교실이 있을까”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특수학급 하나는 단순히 교실 하나를 늘리는 일이 아니다. 한 아이의 가능성을 지키는 일이다. 부모의 불안을 덜어주는 일이자 함께 배우는 모든 아이들에게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배우게 하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교육은 가장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먼저 품을 때 비로소 모두를 위한 교육이 된다. 사회의 품격 역시 가장 약한 사람을 어떻게 대하느냐에서 드러난다. 특수교육 역시 같은 기준으로 바라봐야 한다.

좋은 입법은 거창한 구호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국민이 겪는 가장 절실한 어려움을 실질적인 제도로 해결하는 일이다. 이번 개정안이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는 더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학부모들에게는 더 큰 신뢰를, 학교 현장에는 더 체계적인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준비를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아이들이 교육을 기다리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국가가 먼저 준비하고 학교가 먼저 움직이며 모든 아이가 필요한 교육을 제때 받을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이번 법 개정이 지향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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