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가 상향되며 '거품' 끼었다는 우려 제기돼

S&P500 기업 향후 1년 25% 증가 컨센서스 소개

2분기 실적이 가늠자, 밸류에이션은 높지 않은 편

주가는 '이익 정점' 예고… 투자 시기 저울질 고심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상장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최근 6개월 새 이례적인 속도로 상향 조정되면서 시장의 실적 기대에 '거품'이 형성되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미국 증시가 향후 발표될 2분기 실적을 통해 높은 기대를 입증하지 못할 경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룸버그 집계를 인용해 S&P500 기업들의 향후 12개월 이익 전망치가 최근 6개월 동안 약 20% 상향 조정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시장 컨센서스는 S&P500 기업들의 향후 1년 이익이 전년 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실적 기대는 미국 증시 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지난 1년간 각각 약 20%, 25% 넘게 상승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적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AI 수요 둔화 가능성, 막대한 자본지출(CAPEX)의 수익화 지연 등이 실제 이익 증가폭을 제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자산운용사 GMO의 벤 잉커 자산관리팀장은 FT에 "향후 2년간 이익 증가 전망치가 코로나19 회복기를 제외하면 보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향후 1년 이익 전망치가 6개월 만에 20% 가까이 상향된 것은 2021년 이후 최대 폭"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결국 이런 기대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도 최근 보고서에서 "AI 관련 기업들의 실적 기대와 자본지출이 지속 가능한 수준의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높아진 기대가 꺾일 경우 시장 전반의 주가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UBS 투자분석 플랫폼 HOLT의 미셸 러너 책임자는 "AI 공급망 기업들의 주가에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익성이 장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있다"며 "당분간 높은 이익은 이어질 수 있지만 현재 수준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지속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반면 현재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과거 거품 국면만큼 높지는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0배다. 코로나19 이후 증시 급등기나 닷컴버블 당시보다 낮은 수준이다.

픽텟애셋매니지먼트의 아룬 사이 수석전략가는 "현재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가장 강력한 이익 상향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실적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코즈웨이캐피털매니지먼트의 사라 케터러 최고경영자(CEO)는 FT에 "주가가 '이익 정점'에 근접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온다면 낮은 밸류에이션도 더 이상 매수 근거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르데아애셋매니지먼트의 카스퍼 엘름그린 최고투자책임자(CIO)도 "현재 시장의 안전마진은 매우 좁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 기대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는지가 핵심 변수"라고 진단했다.

결국 이번 2분기 실적 시즌이 미국 증시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역대 최고 수준의 주가를 정당화할 만큼 기업들이 실적을 내놓을지, 아니면 높아진 기대가 오히려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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