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메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할 전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재생에너지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원전 추가 건설 여부를 서둘러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준경 대통령비서실 경제성장수석도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수요를 고려하면 원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에 반도체 등 3대 첨단산업 축을 구축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해 원전을 다시 국가 에너지 전략의 한 축으로 삼겠다는 분위기다. 늦은 감은 있지만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산업 현실을 직시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3대 메가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다. 전력이 부족하면 아무리 좋은 투자 계획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도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재생에너지 확대는 시대적 흐름이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데 이견은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생에너지만으로는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기 어렵다. 날씨와 계절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지는 간헐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때문에 세계 주요국들은 원전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존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동시에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인 시대다. AI와 반도체, 첨단산업을 국가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면 그 기반이 되는 전력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정부가 신규 원전 건설로 방향을 튼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올바른 선택이다. 다만 원전 확대가 재생에너지 정책의 후퇴를 의미해서는 안 된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는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다. 원전이 기저 전력을 담당하고 재생에너지가 이를 보완하는 에너지 믹스가 현실적인 해법이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린다면 기업은 장기 투자를 결심할 수 없고, 국가 경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AI와 반도체 시대의 승부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서 갈린다.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에너지 전략만큼은 정치 논리가 아니라 국익에 따라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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