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선언 250돌…‘자유·평등·국민주권’ 건국 이념 조명
트럼프, 대규모 행사서 연설…美 재도약·성과 부각 전망
85만발 불꽃놀이로 기네스 도전…폭염에 일부 일정 차질
민주당 성향 일부 주 불참…250주년 축제에도 정치 분열
미국이 4일(현지시간) 독립 및 건국 250주년을 맞았다.
1776년 7월 4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제2차 대륙회의에서 북미 13개 식민지 대표들이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지 정확히 250년이 되는 날이다.
미국은 1783년 파리평화조약 체결로 법적 독립을 인정받았지만, 건국의 출발점은 독립선언서가 채택된 1776년 7월 4일로 보고 매년 이날을 독립기념일로 기념해 왔다. 당시 56명의 이른바 ‘건국의 아버지’들이 서명한 독립선언서는 미국 국가 정체성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독립선언서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창조됐으며 생명·자유·행복추구권이라는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갖고, 정부의 정당한 권력은 국민의 동의에서 나온다는 원칙을 천명했다. 절대왕정과 왕권신수설을 거부하고 국민주권을 선언한 이 문서는 이후 미국뿐 아니라 세계 민주주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친 역사적 문헌으로 평가된다.
250년 동안 이어진 미국의 민주주의는 세계 정치 질서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냉전 종식 이후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약화되는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국가들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 내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행정권 행사와 정치적 갈등이 민주주의의 이상을 시험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날 워싱턴DC 내셔널몰에서는 건국 250주년 공식 기념행사인 ‘미국에 바치는 헌사’(Tribute to America)가 열린다. 공군 편대비행과 에어쇼, 군악대 및 의장대 공연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기조연설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행사를 사실상 자신의 정치적 무대로 활용하며 미국의 정치·경제·군사적 성과와 함께 자신의 재임 기간 미국이 다시 강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이란과의 군사 충돌, 대법원의 제동이 걸린 상호관세 정책,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둘러싼 동맹 정책 등은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건국 250주년을 계기로 자신의 리더십을 부각하는 데 연설의 초점을 맞췄다.
전날 러시모어산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산주의 허구성을 지적하며 반대플 표명했다.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대규모 불꽃놀이다. 주최 측은 약 85만 발의 폭죽을 40분 동안 발사해 기네스 세계기록 경신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만 미국 동부를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워싱턴DC 독립기념일 퍼레이드가 취소되는 등 일부 행사에는 차질이 발생했다.
미국 건국 250주년이라는 상징적 행사에도 정치적 분열은 그대로 드러났다. 코네티컷, 일리노이, 메인, 매사추세츠, 노스캐롤라이나, 오리건, 펜실베이니아, 로드아일랜드, 워싱턴, 버몬트 등 민주당 성향이 강하거나 민주당 주지사가 이끄는 일부 주들은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열린 ‘위대한 미국 박람회’에 불참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뉴욕 항구에 정박한 함정에서 열린 기념 연설에서 “오늘도 일부 사람들은 미국의 위대함보다 결점만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국가 통합을 강조했다.
미국은 독립선언 250주년을 성대한 축제로 기념하고 있지만, 자유와 국민주권이라는 건국 정신을 둘러싼 해석과 정치적 갈등도 함께 부각되면서 미국 민주주의가 새로운 시대적 시험대에 올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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