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 “축하인사와 실무적이고 건설적인 대화”
최근 전황이 러에 불리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통화
우크라, 러 본토 민간시설에 대한 드론 폭격 계속
트럼프, 특사 모스크바 재 파견 여부 가능성 타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건국 250주년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85분간 전화 통화를 갖고 양국 관계와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을 논의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세로 러시아가 군사적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전선을 직접 찾는 한편 미국과의 소통을 부각하며 외교적 존재감도 함께 과시하는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타스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미국 독립 250주년을 축하하는 인사로 통화를 시작했으며, 대화는 총 1시간 25분 동안 실무적이고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우샤코프 보좌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튀르키예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데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또 미국 측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중재 노력을 이어가기 위해 모스크바를 다시 방문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전황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설명하며 러시아의 입장을 전달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드론 공격을 통해 러시아 본토와 군사시설을 잇달아 타격하면서 전쟁 주도권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미국과의 직접 소통을 공개하며 외교적 영향력을 부각하려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양국 정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소련의 협력 관계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렘린궁은 별도로 공개한 축하 전문에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와 미국은 세계 최대 핵보유국으로서 국제 안보와 전략적 안정에 특별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건설적이고 평등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는 양국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통화 하루 전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전화 통화를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를 통해 전쟁 상황을 논의했다며 “매우 좋은 통화였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정상과 연이어 대화를 이어가며 중재 역할을 모색하는 행보를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 통화에 앞서 지난 3일 군복 차림으로 전선 지원 지휘소를 공개 방문하기도 했다. 공개적인 전선 방문은 약 6개월 만으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이후 러시아가 수세에 몰렸다는 인식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푸틴 대통령이 군복을 입고 전선 인근을 찾는 모습은 전쟁의 주요 국면에서 승리 의지와 결의를 대내외에 과시하는 상징적 행보로 활용돼 왔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개된 영상만으로는 지휘소의 정확한 위치나 실제 전선과의 거리 등을 독립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장에서 군 지휘부로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전략 거점인 코스티안티니우카를 장악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민간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할 경우 하르키우와 수미 지역의 ‘안보 완충지대’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과에 대해서는 “상상의 성과”라고 평가절하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지도부를 향해서도 “배우들”이라고 비판하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코스티안티니우카 장악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하나의 러시아 거짓말”이라며 실제 전황은 푸틴 대통령의 설명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번 정상 통화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군사적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전선을 직접 방문하며 군사적 결의를 강조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정상 외교를 병행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정상 모두와 연쇄 통화를 이어가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행보를 이어갔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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