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코인·가상자산 사업이 최대 수익원
수십만 투자자 손실, 이해충돌 논란 확산
'트럼프' 브랜드 성경·운동화·시계까지 판매
백악관 "대통령, 어떠한 이해충돌에도 관여 안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첫해 동안 가상자산 사업을 중심으로 2조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 직위를 유지한 채 자신의 이름과 브랜드를 활용한 각종 사업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트럼프 브랜드를 앞세운 성경과 운동화, 시계 판매까지 수익원으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통령직과 개인 사업의 경계가 사라졌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미국 정부윤리국(OGE)이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연례 재산공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해 약 20억달러의 소득을 신고했으며, 이 가운데 약 14억달러(약 2조2000억원)를 암호화폐 관련 사업에서 벌어들였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일가가 암호화폐 사업으로만 최소 23억달러의 이익을 창출한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큰 수익원은 가족이 설립한 가상자산 업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었다. 트럼프는 이 회사를 통해 약 5억8800만달러를 벌었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밈코인 '$TRUMP' 라이선스 수익으로도 6억3500만달러를 신고했다. 여기에 가상자산 지주회사 지분 수익까지 더해지면서 가상자산 사업이 트럼프 재산 증가를 이끈 핵심 동력이 됐다.
그러나 막대한 수익의 이면에는 투자자들의 손실이 자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TRUMP는 지난해 1월 취임식 직전 개당 73.43달러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1달러대 후반으로 폭락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약 76만4000개의 가상자산 지갑이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했으며, 대부분은 소액 투자자였다. 10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투자자는 58명뿐으로, 대부분 가격이 폭락하기 전에 빠져나온 초기 투자자였다.
트럼프 측은 코인이 거래될 때마다 발생하는 수수료와 판매 수익을 확보해 가격 하락과 무관하게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트럼프 일가의 또 다른 암호화폐인 '$WLFI' 역시 가격이 고점 대비 80% 이상 급락했지만, 운영사는 판매 대금 대부분을 선취해 손실을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은 대통령 재임 중 정책 결정과 사업 이해관계가 맞물렸다는 점에서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밈코인을 증권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고,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한 뒤에는 관련 산업을 제도화하는 법안에도 서명했다. 이에 대통령의 공적 권한이 사적 이익과 충돌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가상자산 외에도 트럼프는 언론사와의 소송 합의금, 해외 부동산 브랜드 라이선스,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운영 등을 통해 수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아울러 자신의 이름을 내건 성경과 운동화(사진), 손목시계 등 이른바 '트럼프 브랜드' 상품 판매도 주요 수익원으로 신고했다. 대통령의 상징성과 정치적 영향력을 상업적으로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재산공개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2026년 월드컵 결승전 티켓 10장, 슈퍼볼과 US오픈 경기 티켓 등을 선물 받은 사실도 포함됐다.
미국 듀크대의 가상화폐 전문가 리 라이너스 전 연방준비은행 조사역은 NYT에 "트럼프가 취임 이후 가상자산으로 벌어들인 돈은 그의 평생 사업을 통틀어 어느 해보다도 많다"며 "미국 대통령이 수많은 지지자의 손실을 배경으로 이 정도 수준의 사익을 추구한 사례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반면 백악관은 "대통령과 그 가족은 어떠한 이해충돌에도 관여하지 않았으며 모든 정책은 미국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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