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건조 사업의 주도권이 한화오션으로 넘어갔다. 두 대형 조선사 간의 경쟁으로 장기 표류하던 7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자 선정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선정됐다고 1일 공시했다. 한화오션 측은 구체적인 최종 계약금액과 계약 기간은 방사청과의 향후 협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며, 조건이 확정되는 시점에 관련 내용을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방위사업청은 지난달 11일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참여한 KDDX 제안서 평가 결과, 한화오션이 근소하게 앞섰다고 양사에 통지한 바 있다. 양사의 기술력 평가 점수는 약 0.59점 차이로 한화오션이 미세하게 우위를 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초박빙이었던 두 회사의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은 HD현대중공업이 안고 있던 ‘1.2점의 보안 감점’이었다. HD현대중공업은 과거 일부 임직원이 KDDX 사업 관련 개념설계 등 핵심 군사기밀을 무단 촬영해 유출한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고, 이에 따라 이번 입찰에서 감점 적용 대상이 됐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에 이의신청을 제기하며 막판 뒤집기를 시도했지만 방사청은 전날 심의를 통해 이를 최종 기각했다. 방사청이 이의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한화오션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최종 확정됐다.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해 우리 해군의 차세대 주력이 될 6000t급 고성능 ‘미니 이지스함’ 6척을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 2023년 12월 기본설계가 완료된 후 2024년 초부터 즉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착수했어야 했다. 그러나 기본설계를 수행했던 HD현대중공업과 이에 도전하는 한화오션 간의 법적 공방 및 경쟁 과열로 인해 방사청이 장기간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사업 자체가 약 2년가량 지연됐다.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지정으로 KDDX의 첫 번째 배인 선도함 건조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방산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전체 6척의 건조 물량을 두고 두 업체의 건조 능력 안배 등을 고려해 나누어 수주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김대성 기자(kdsu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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