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인 위철환 상임위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인 위철환 상임위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등 국민 참정권 침해 진상규명 및 선거관리 개혁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관리 체계가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졌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전국에서 많은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부실 선거의 파장이 한 달이 지나도록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런데도 선거 행정의 총책임자인 위철환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직무대행은 1일 국회에 출석해 "지금 사퇴하는 것이 더 무책임하다"며 자리를 지키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고양이에게 계속 생선을 맡겨달라는 격으로, 참사를 초래한 장본인이 사태를 수습하겠다는 뻔뻔한 궤변을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위 직무대행은 2025년 10월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으로 취임, 노태악 전 위원장(비상임)을 대신해 매일 출근하며 선관위 사무처를 총괄·감독하는 실질적인 수장이었다. 지난 지방선거의 부실 관리도 사실상 그의 책임이다. 선관위의 자체 진상규명위원회마저 그를 포함한 지휘부의 책임을 물어 수사를 의뢰했고, 검경 합수부는 선관위 청사를 압수수색하며 직무유기와 증거인멸, 공직선거법 위반, 직권남용 및 위증 의혹을 파헤치고 있다. 언제 수사기관에 소환될지 모르는 인물이 헌법기관의 수장 자리에 앉아 '셀프 수습'을 지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조직 마비를 핑계 대지만, 실제로는 사법 처리의 칼날을 피하기 위한 고위 공직자의 추한 '버티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위 직무대행은 이재명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로 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지지 선언까지 했다. 선관위의 생명인 철저한 정치적 중립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이런 사람이 부실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하늘을 찌르는 지금까지 선관위 실권을 쥐고 있는 것은 누가 봐도 의문을 제기할 만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내놓는 수습책을 어떻게 신뢰하겠는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보관상자가 분실되는 황당한 증거인멸 의혹에 전임 위원장과 직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 등이 더해지며 그야말로 복마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관위에 필요한 건 무능한 지휘부의 유예기간이 아니라, 전면적인 인적 쇄신과 뼈를 깎는 개혁이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만든 책임자가 자리를 지키고 앉아있는 한, 선관위의 인적 쇄신도 제도 개혁도 모두 공염불에 불과하다. 위 직무대행은 '무책임한 결정' 운운하는 억지 논리를 당장 거두고, 국민 앞에 사죄하며 즉각 사퇴하는 것만이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지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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