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한때 1550원선을 돌파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4.2원 오른 1549.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3월 6일 이후 약 17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2.1원 내린 1543.1원으로 출발했으나 개장 직후 상승세로 돌아섰고, 오전 10시께는 1550.2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순매도에다 엔화 약세가 겹친 탓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원화가 다른 주요 통화보다 더 큰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환율 불안은 금융시장 전반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대외적으로 환율 하락 요인이 없는 상황이라 전문가들은 1560원대 추가 상승을 내다보고 있다. 환율 상승세가 장기화된다면 수입물가와 기업 비용을 밀어 올리고 외국인 자금 이탈을 더 자극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에 강력한 안정 신호를 보내는 일이다. 그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카드가 한미 통화스와프다. 통화스와프는 실제 자금을 사용하는 것보다 위기 상황에서 언제든 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신뢰를 시장에 심어주는 효과가 크다. 코로나19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직후 환율이 빠르게 안정되고 외환시장의 불안 심리가 진정됐던 사례가 이를 입증한다. 물론 통화스와프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정책 일관성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환율은 단순한 외환시장의 가격 변수가 아니다. 가계의 실질 구매력까지 좌우하는 경제 전반의 핵심 지표다. 환율 불안이 장기화하면 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미루고 소비 심리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위기가 현실화한 뒤 대응하는 것은 늦다. 시장은 정부가 얼마나 신속하고 단호하게 움직이느냐를 지켜보고 있다. 빠른 대응이 시장 신뢰를 지키고, 시장 신뢰는 우리 경제를 지키는 방파제가 된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한미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모든 안정화 수단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동시에 '필요하면 언제든 행동한다'는 확고한 메시지도 시장에 보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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