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도약을 위한 '3대 메가 프로젝트'가 29일 발표됐다. 호남, 충청, 영남권을 아우르는 첨단기술 지역 투자를 통해 AI로 인한 산업 재편에 대응하는 동시에 지역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발맞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청와대 직속 추진체계를 가동해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글로벌 AI·반도체 패권 경쟁이 국가 총력전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이같은 과감한 투자와 산업 전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방향은 옳다. 이를 입증하듯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6단체는 공동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성공이 반드시 보장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속도'다. 아무리 훌륭한 프로젝트라도 행정 절차와 규제, 이해관계 조정에 발목이 잡혀 수년씩 지연된다면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정부가 기업보다 늦게 움직이면 국가 경쟁력은 그만큼 뒤처질 수밖에 없다. 반도체 산업만 봐도 그렇다. 미국과 중국, 대만, 일본은 국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을 앞세워 생산시설과 연구개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대만은 신속한 인허가와 과감한 인프라 지원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왔다. 공장 부지 조성, 전력·용수 공급 등을 선제적으로 지원해 속도를 높였다. 반면 우리의 행정 속도는 경쟁국에 미치지 못한다. 대표적 사례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다. 전력·용수 확보에 애를 먹었고 각종 인허가 절차까지 맞물리면서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준공일 또한 지연되고 있다.
기업이 수천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해도 정부가 제때 뒷받침하지 못하면 사업은 선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성패는 투자 규모보다 실행 속도에서 판가름 난다. 이를 위해선 규제를 위한 규제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원팀으로 움직여야 한다. 신속 지원 체계도 갖춰야할 것이다. 이렇게 범정부 차원의 빠른 행정과 과감한 규제 혁신이 뒷받침된다면 한국 경제는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맞을 수 있다. 국운이 걸린 프로젝트일수록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구호가 아니라 흔들림 없는 실행력이다. 방향은 정해졌다. 이제 정부가 보여줘야 할 것은 추진력과 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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