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설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AI 데이터센터 설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제결제은행(BIS)이 최근 연례 보고서를 통해 현재의 글로벌 AI(인공지능) 과열 양상이 1990년대말 '닷컴 버블'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며 거품 붕괴 가능성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AI 관련 수익률에 대한 시장의 실망은 갑작스러운 자금 회수를 촉발하고 자본지출(CAPEX) 붐을 장기적인 투자 불황으로 전환해 금융 여건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요 주식 시장의 조정은 과거보다 더 큰 거시경제적 후유증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AI 밸류체인 내 빅테크 기업, 반도체 회사, AI 개발사, 데이터센터 건설사 간에 얽힌 복잡한 '순환 투자' 구조가 금융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우리 경제는 미국 빅테크들의 천문학적인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기댄 반도체 특수에 의존하는 구조다. 전체 수출 중 반도체 비중은 40%선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쏠림 현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성장과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상황이다. 만약 BIS의 경고대로 미 빅테크들이 AI 설비투자를 줄여 거품이 꺼진다면, 한국 경제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수출은 물론이고 투자와 소비 역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기업의 실적 쇼크는 국가 재정과 금융시스템으로 도미노처럼 번질 수 있다. 반도체 기업들의 법인세에 의존해온 나라살림은 순식간에 역대급 '세수 펑크' 재앙을 맞이하게 된다. 미 기술주 폭락이 국내 증시 충격으로 이어지면, 주식 투자를 대폭 늘린 국내 가계의 자산도 증발할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2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삼성전자, SK그룹 등 대기업 총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총 4000조원 이상의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런 'AI 메가 전략'은 옳은 방향이고 또한 당연히 할 일이다. 하지만 AI 트렌드에 숨겨진 리스크 또한 결코 무시해선 안되며, 투트랙의 대비가 요구된다. 과거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때 선제적 대비 부실로 혹독한 대가를 치른 경험이 있다. 거품은 모두가 흥청망청일때 소리 없이 터지는 법이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에 취할 때가 아니라 AI 거품 붕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도 마련해 놓을 필요가 있다. 세계 금융당국의 수장 격인 BIS의 'AI 거품붕괴' 가능성 경고를 허투루 넘겨선 안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