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가 열린 지난 25일 거리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가 열린 지난 25일 거리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통업계가 월드컵 간판을 내리고 '폭염 주의보'를 달았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졸전으로 예상보다 이른 32강 탈락이 확정되면서, 유통·식품업계가 '마케팅 열차'를 갈아탔다.

거리 응원에 맞춰 한껏 달아올랐던 월드컵 프로모션은 전면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 대신 당장 이번 주부터 얼음컵과 생수 등 무더위 대비 상품을 매대 최전선에 배치하고, 다가오는 휴가철과 '치맥' 성수기를 정조준하며 발 빠른 환승에 나섰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과 주류·식품업계는 이달 말을 끝으로 월드컵 관련 이벤트나 상품 출시를 중단하거나 축소할 예정이다. 대신 초여름부터 무더위가 찾아온 계절적 특수성을 고려해 여름 상품 판매 시점을 예년보다 앞당기고, 폭염 대비 상품을 확대하는 식으로 여름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발주 주기가 짧은 편의점업계는 당장 이번 주부터 월드컵 관련 마케팅을 끊고, 폭염 관련 상품 위주로 매대를 구성할 예정이다. 편의점업계의 월드컵 이벤트가 월 단위 행사로 설계된 만큼, 대표팀 탈락 이후 추가 마케팅을 집행하기보다는 다음 달 계절 행사로 자연스럽게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은 월 단위로 마케팅을 진행하는데 이달까지는 월드컵 마케팅을 진행했었고, 7월부터는 관련 마케팅을 이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U 관계자도 "이달 말까지는 월드컵 관련 통합 행사가 있었는데 다음 달엔 행사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편의점은 월드컵 경기가 있는 날은 무조건 매출 특수가 일어나는데, 이번엔 조기 탈락으로 경기 당일 특수가 사라진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대표팀 조기 탈락으로 월드컵 현장 분위기를 더 끌고 갈 수 없어 아쉽다"면서도 "여름 성수기가 일찍 시작됐기 때문에 거리 응원 때 많이 팔렸던 얼음컵과 생수 등 폭염 대비 상품 매출 상승은 3분기까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식품업계도 월드컵 특수 대표 메뉴로 꼽힌 '치맥'이 계절적 수요가 높은 메뉴라 대표팀 조기 탈락으로 유의미한 매출 타격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휴가철이 곧 다가오는 만큼 꾸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이자 국가대표팀 공식 파트너인 오비맥주는 32강 탈락을 기점으로 월드컵 프로모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오비맥주는 카스를 앞세워 강남역에서 체험형 팝업 스토어와 뷰잉펍을 운영했다. 추후 본선 진출 여부에 따라 행사 연장을 고려했으나 대표팀의 조기 탈락으로 체험 이벤트도 종료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계획했던 마케팅은 이제 종료 수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번 월드컵 경기가 낮 시간대에 몰리면서 '사무실 응원'으로 점심 매출 상승효과를 봤던 치킨업계는 프로야구와 복날 특수로 월드컵 빈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교촌 관계자는 "32강까지 치고 올라갔으면 특수가 계속 이어졌을 것이라 아쉽기는 하다"면서도 "여름에는 야구 경기도 활발한데 이런 프로스포츠 자체가 경기를 관람하면서 치킨을 먹는 문화라 치킨업계 성수기는 월드컵과 상관없이 쭉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름에는 복날이라고 해서 닭고기를 많이 먹는데 그 수요가 치킨으로 넘어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bhc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여름에는 치킨 수요가 많아 월드컵이 끝나도 계절적 특수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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