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투자에 CAPEX 162% 급증
잉여현금흐름 237억달러 적자, 우려 확산
오픈AI IPO 연기까지 겹쳐 투자심리 위축
오라클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재무 부담과 오픈AI 기업공개(IPO) 연기 가능성이 겹치면서 25년 만에 가장 큰 주간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오라클 주가는 지난 26일 148.53달러에 거래를 마쳐 한 주 동안 18.4% 급락했다. 5거래일 동안 33.49달러가 하락한 것으로, 닷컴 버블 붕괴기였던 2001년 8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이다.
오라클 주가는 지난해 9월 시가총액 9000억달러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55% 이상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오라클의 2026회계연도 설비투자(CAPEX)는 전년 대비 162% 증가한 557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잉여현금흐름은 237억달러 적자로 급감했다. 5월 말 기준 총부채는 약 1300억달러에 이른다.
오라클은 내년 회계연도에도 200억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을 포함해 총 400억달러를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에버코어는 “AI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자금조달 규모와 부채 증가, 신주 발행 속도가 당분간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픈AI의 IPO 연기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오픈AI가 상장 시기를 내년으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라클은 오픈AI와 2030년까지 총 30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오라클의 사업 구조가 경쟁사보다 취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처럼 클라우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서비스를 갖추지 못해 수익성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AI 모델이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업종 ETF인 아이셰어즈 익스팬디드 테크소프트웨어(IGV)가 올해 16% 하락한 가운데 오라클 주가는 같은 기간 24% 떨어졌다.
오라클은 AI 도입에 따른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2026회계연도 직원 수를 전년보다 2만1000명(13%) 줄여 14만1000명으로 감축했다.
주가 급락의 여파로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의 자산 순위도 하락했다. 그는 세계 부호 순위에서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 제프 베이조스, 마이클 델 등에 밀려났다.
다만 시장의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의 71%는 오라클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도 내년 미시간·뉴멕시코·텍사스주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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