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 잔디밭에서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투쟁 출정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 잔디밭에서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 투쟁 출정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차 패권경쟁이 하루가 다르게 치열해지고 있는데 현대차 노조가 또다시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25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노조가 제기한 노동쟁의 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사 양측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앞서 노조가 지난 24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절반을 넘었고, 이날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게 됐다. 노조는 오는 30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파업 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노조는 3차례 부분 파업을 벌인 바 있다.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은 헌법이 보장한 권리다. 임금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교섭하고 필요하면 파업할 수 있다. 문제는 지금이 과연 파업을 벌일 때냐는 점이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100년 만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미래차 경쟁은 전기차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인공지능(AI) 분야를 중심으로 격화되고 있다. 세계 주요 업체들은 생산공정 혁신은 물론 반도체와 배터리,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차로선 결코 안심할 처지가 아니다. 비록 글로벌 판매 실적은 견조하지만 미래차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투자해야 할 분야도 끝없이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 드는 모습은 국민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현대차에 필요한 것은 미래를 위한 투자와 혁신이다. 만약 파업에 나선다면 잃는 것은 생산량만이 아니다. 피땀 흘려 어렵게 쌓아 올린 글로벌 시장의 신뢰와 브랜드 가치, 수많은 협력업체의 경영 안정,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경쟁력까지 흔들릴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은 투쟁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혁신으로 만들어진다. 반복되는 파업은 경쟁사만 이롭게 하고 일자리를 위협할 뿐이다. 국내 최고 수준의 억대 연봉과 복지 혜택을 누리는 노조인 만큼 단기적 임금 인상과 성과급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먼저 고민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는 대립이 아닌 경쟁력, 투쟁이 아닌 미래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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