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순이익 시장 예상 크게 웃돌아

4분기 가이던스도 상향…시간외 거래서 10% 급등

HBM 수요 확대에 D램·낸드 동반 호조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이 24일(현지시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과 향후 전망을 내놓으며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둔화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급락을 계기로 제기됐던 AI 투자 사이클 정점론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뉴욕시장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정규장에서 약보합으로 마감한 마이크론 주가는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시간외 거래에서 15%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CNBC 등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3분기(3~5월) 매출 463억달러, 주당순이익(EPS) 25.11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매출 351억달러, EPS 20.39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배 증가했다.

마이크론은 분기 배당금도 주당 0.15달러로 결정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4분기 실적 전망도 기대치를 크게 넘어섰다. 마이크론은 다음 분기 매출을 490억~51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432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실적 발표 직후 투자자들은 즉각 반응했다. 마이크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한때 10% 가까이 급등했다. 이번 주 AI 반도체주 조정으로 위축됐던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마이크론의 조정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84.9%로 시장 예상치인 81.8%를 상회했다.

실적 호조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꼽힌다. AI 서버 구축 경쟁이 이어지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3분기 D램 매출은 313억달러로 시장 예상치(275억달러)를 웃돌았고 낸드 매출도 99억달러를 기록하며 예상치(77억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사용되는 D램 수요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최근 AI 스타트업 앤트로픽과 전략적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메모리와 스토리지 반도체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적이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AI 반도체 투자 열풍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실제 메모리 수요는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메모리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마이크론과 함께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심리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게임기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완성품 가격 인상 압력도 지속되고 있다.

실제로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는 이미 게임기 가격을 인상했으며 애플 역시 일부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AI 데이터센터가 빨아들이는 막대한 메모리 수요가 정보기술(IT) 산업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칩플레이션’ 현상이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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