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는 위험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집값 상승과 '빚투' 증가가 금융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확대되고,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산 투자가 늘면서 금융불균형이 누증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계대출은 지난 4월 3조5000억원에서 5월 9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부동산 시장은 과열 조짐이다. 공급 부족 우려, 풍부한 유동성이 맞물리면서 서울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오름세가 수도권 곳곳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5월 금융불안지수(FSI)는 17.2를 기록해 '주의 단계'(12 이상)를 지속했다.
심각한 것은 집값 상승의 상당 부분이 대출에 의존한 투자 수요에 의해 떠받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증시 호황까지 겹치며 주식시장에서도 신용융자 잔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자산 가격이 계속 오르면 문제가 없겠지만 시장은 언제든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집값이 하락하거나 증시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빚투는 순식간에 금융 시장의 뇌관으로 변할 수 있다. 2021년 부동산 폭등과 영끌 열풍이 남긴 후유증을 우리는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당시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다 투자에 나섰던 상당수 가계는 금리 상승과 집값 조정의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그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같은 위험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한은의 경고를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된다. 우리 경제의 자금 흐름과 금융시장의 위험 요인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중앙은행이 보내는 신호다. 그런 한은이 집값 상승과 빚투 증가를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지목하며 우려했다면 그 경고의 무게를 직시해야 한다. 하지만 시장을 안정시킬 선제적 조치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집값은 기대 심리만으로도 움직이고 가계부채는 눈 깜짝할 사이에 불어난다. 대응이 한발 늦을수록 부담은 가계와 금융권, 나아가 국가경제 전체로 전이될 수 밖에 없다. 경고음이 커질수록 대응은 힌층 빨라야 한다. 그것이 금융 안정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지키는 최소한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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