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국 광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오는 7월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재정 파탄'이라는 참담한 현실에 마주하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회의에서 "경기도 재정이 7조원 규모의 누적 채무로 파탄 지경"이라며 전임 도정의 확장재정 의사결정 과정을 전수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역시 역대 최악의 재정 비상사태다. 내달 1일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앞에는 3조6000억원에 달하는 빚 독촉장이 놓여 있다. 충북과 충남 역시 누적 채무와 예산 부족액이 각각 1조원대를 돌파해 비상 사태를 선언한 상태다. 재정자립도는 바닥을 기는데, 빚을 내가며 잔치를 벌여온 방만 운영의 청구서가 마침내 날아든 것이다. 지방채 발행 등 빚을 더 늘리지 않고서는 정상적인 지방정부 운영이 차질을 빚는 상황이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추진했던 대형 사업들 또한 좌초 위기다. 세종시는 당장 내년에 열릴 '2027 충청권 세계대학경기대회'의 시 분담금 159억원을 감당하지 못해 인수위에서 대회 회의론이 공식 제기되는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대전에선 총사업비 2500억원이 넘는 국비 매칭 사업인 '사정교~한밭대교 도로개설 사업'의 설계 입찰이 전격 보류됐다. 경기도와 산하 시·군들 역시 국·도비를 확보해 두고도 지자체 몫의 매칭 자금이 없어 방치된 SOC 사업이 수두룩하다. 해당 지자체들은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취득세수 급감과 중앙정부의 세수 결손 등 외부 환경 탓만 늘어놓고 있다. 참으로 무책임한 변명이다. 경기 위축과 세수 감소는 충분히 예견된 악재였다. 진짜 원인은 따로 있다. 전 주민 대상 무차별적 현금·보편 지원금 남발, 호화 청사 및 체육관 신축, 치적 홍보용 대규모 행사 등 선거를 의식해 표를 얻고자 앞뒤 가리지 않고 벌인 포퓰리즘적 확장 재정정책이 곳간을 고갈시킨 것이다.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예산기준)는 42.4%에 불과하다. 살림에 필요한 돈의 절반도 자체 충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특히 전북과 전남은 20%대에 그친다. 이처럼 재정 형편이 어려운데도 현금을 뿌려댄다. 재정자립을 상실한 지방자치는 방종이자 재앙일 뿐이다. 이제라도 뼈를 깎는 세출 구조조정에 돌입해야 한다. 민선 9기 당선인들은 재원 조달 방안이 없다면 공약이라도 과감히 폐기하는 결단력을 보여야 한다. 지출을 줄이지 않고서는 재정 절벽을 넘어설 방법이 없다. 빚더미 위에 앉은 지방정부의 현 상황은 '돈풀기' 포퓰리즘이 낳은 파탄 경고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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