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이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모두의 창업'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이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모두의 창업'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정보는 한 번 유출되면 되돌릴 수 없고 개인은 오랜 기간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개인정보를 다루는 주체가 기업이든 정부·공공기관이든 책임의 무게는 같아야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기업에는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하면서도 정부·공공기관에는 상대적으로 관대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및 산하기관에서 발생한 '모두의 창업'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수천 명의 개인정보는 물론 창업 아이디어까지 유출됐지만 부과될 과징금은 많아야 수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전체 매출액에서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되, 유출과 관련이 없는 매출액은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쿠팡은 6247억원, SK텔레콤은 13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반면 공공기관처럼 매출액이 없거나 매출액을 산정하기 힘든 경우엔 최대 과징금은 20억원에 그친다. 23일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공공기관에 부과된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가운데 최고액은 올해 1월 한국연구재단에 부과된 7억300만원이었다. 문제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기관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 입장에선 정보가 유출됐는데 그 주체가 기업인지 정부·공공기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국민은 정부·공공기관에 더 높은 수준의 보안과 책임성을 기대한다. 그런 점에서 현 제도는 형평성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개인정보 보호는 공공과 민간을 구분할 사안이 아니다. 하지만 기업에는 수천억원의 과징금을 물리면서 정부·공공기관에는 수억원 수준의 과징금만 부과하는 이중 잣대를 허용하고 있다. 개인정보를 유출하고도 사실상 면죄부에 가까운 처벌을 받는다면 누가 제도를 신뢰하겠는가. 책임은 예외 없이 동일해야 한다. 기업엔 가혹하고 정부엔 관대한 개인정보보호법은 공정하지 않다. 피해 규모에 상응하는 제재가 뒤따르도록 법을 손질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은 자신의 정보를 국가에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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