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모니터에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장면이 나오고 있다. AP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 모니터에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장면이 나오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은 이를 완화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확인하는 분위기다. 연준 위원 18명 가운데 절반인 9명이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연내 인상은 물론이고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렸고, 일본은행(BOJ)도 기준금리를 31년 만에 처음으로 1.0%로 인상했다. 세계 주요국 통화정책이 일제히 긴축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고금리 문턱에 들어선 것이다.

문제는 한국 경제가 이 같은 변화에 충분히 대비돼 있느냐는 점이다. 긴축이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압박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투자 부담은 커지고 가계 소비는 위축된다. 반면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올라 물가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수 있다. 최근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는 것도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글로벌 긴축 흐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집값 상승 기대만 믿고 빚을 늘리는 ‘영끌’ 투자는 더욱 위험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리 상승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안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긴축 파고가 밀려오고 있다. 한국만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 역시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금리 인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진짜 위험은 금리 인상 자체가 아니라 저금리 시대에 머물러 있는 안일함이다. 자칫 잘못하면 개인의 빚이 금융시장의 위기로 번지는 ‘영끌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정부와 시장 모두 잊어선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금융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보다 냉철한 판단이다. ‘영끌’의 후유증이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되지 않도록 관리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 한다. 과도한 대출을 안고 집을 마련한 차주들이 급격한 이자 부담 증가로 한계 상황에 내몰리지 않도록 정부는 세심한 정책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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