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욱 한국콘텐츠디지털자산화경제협회 회장

이정욱 한국콘텐츠디지털자산화경제협회 회장
이정욱 한국콘텐츠디지털자산화경제협회 회장

디지털 기술 발전이 문학, 음악, 미술, 영상 등 예술 콘텐츠 생산과 유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이제 창작물은 클릭 한 번으로 전 세계에 전달되고,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혜택이 창작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콘텐츠 유통은 쉬워졌지만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정당한 보상 체계는 오히려 더 취약해지는 실정이다.

디지털 콘텐츠는 한 번 제작되면 무한 복제가 가능하다. 한 사람이 이용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이용이 제한되지 않는 비경합성과 비배제성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는 콘텐츠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동시에 오리지널 콘텐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게다가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창작자 권리 보호와 콘텐츠 가치평가를 둘러싼 쟁점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AI는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학습해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지만, 그 과정에서 원작자의 권리와 보상 문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결국 디지털 경제가 발전할수록 콘텐츠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보호하는 체계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객관적인 가치평가 체계가 필요하다. 예술성은 물론 제작비와 유통비용, 소비자의 수용성과 시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평가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토큰증권(STO)과 실물연계자산(RWA) 역시 마찬가지다.

콘텐츠를 자산화하고 금융과 연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할 수 있는 가치평가 기준이 선행되어야 한다. 가치평가가 불분명한 상태에서의 자산화는 시장의 혼란만 키울 뿐이다. 반대로 객관적 평가 기준이 마련된다면 우수한 콘텐츠는 새로운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고, 창작자는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음악 저작권과 영화 판권, 미술품 등을 금융자산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유명 가수의 음원 저작권이 투자상품으로 거래되고, 디지털 예술 작품이 새로운 자산군으로 인정받고 있다. 콘텐츠가 더 이상 단순한 문화상품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 역시 이러한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콘텐츠 가치평가 체계를 서둘러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지난 5월 한국콘텐츠디지털자산화경제협회가 출범했다. 콘텐츠가 디지털 시장에서 정당한 대가를 받고 건전하게 유통될 수 있도록 콘텐츠의 올바른 가치평가와 금융 연결을 지원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협회는 예술가, 미디어아트 기업가, 금융경제 및 법무·회계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전문가들이 함께 콘텐츠 가치평가 기준을 연구하고 디지털 콘텐츠 시장의 건전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협회는 콘텐츠 가치지수 개발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콘텐츠의 예술성과 시장성, 유통성과 사회적 영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해 시장에 객관적 기준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디지털 콘텐츠 제작 교육과 포럼, 연구사업, 쇼케이스와 네트워킹 행사 등을 통해 건강한 콘텐츠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콘텐츠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이제 콘텐츠를 단순한 창작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지닌 자산으로 바라봐야 한다. 건전한 콘텐츠 시장은 창작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양질의 콘텐츠를 원하는 소비자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기업, 그리고 국가 경제 전체를 위한 기반이기도 하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콘텐츠 가치평가 체계를 구축하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