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선 달성 22거래일만 기염
9100선 터치 후 9063.84 마감
마디선 넘는 속도 점점 빨라져
"PER 8배 수준… 상승여력 충분"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하며 또 한 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달 15일 8000선을 넘어선 지 22거래일 만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업무협약(MOU) 서명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반도체 업종 강세가 맞물리며 외국인 자금이 다시 대형주로 몰렸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99.60포인트(2.25%) 오른 9063.84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장중에는 9106.07까지 치솟으며 처음으로 9100선도 넘었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27일 4000선을 돌파한 뒤 올해 1월 22일 5000선, 2월 25일 6000선을 차례로 넘어섰다. 지난달 6일 7000선, 같은 달 15일 8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9000선까지 밟았다.
1000포인트 단위 마디선을 넘어서는 속도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4000선에서 5000선까지는 87일이 걸렸지만 5000선에서 6000선까지는 34일, 6000선에서 7000선까지는 70일이 소요됐다. 이후 7000선에서 8000선까지는 9일에 불과했고, 8000선에서 9000선까지는 22거래일 만에 도달했다.
연초 이후 상승률도 압도적이다. 코스피는 이날까지 114.55% 오르며 전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미국 나스닥 지수는 11.96%, S&P500 지수는 8.39%,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는 7.1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날 지수 상승은 외국인 매수세가 주도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2000억원대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기관은 7780억원, 개인은 377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 자금 유입에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정 서명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영향을 미쳤다. 국제유가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났고, 글로벌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도 개선됐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1.38% 상승한 점도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에 힘을 보탰다.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메모리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면서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업종으로 수급이 집중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기가 전 거래일 대비 8%대 강세를 보이며 220만원선을 넘어섰다.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도 각각 6%대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273만원대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의 1만포인트 진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우려보다 경기와 실적 모멘텀이 여전히 강한 국면"이라며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이제 막 8배를 회복한 수준인 만큼 밸류에이션 정상화만으로도 1만 시대 진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은택·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주도주 쏠림 강화는 랠리 지속 신호였던 반면 종목 확산은 랠리 후반부 신호였다"며 "현재 AI와 반도체 중심의 쏠림 장세가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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