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에 처음 상장된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ETF)에 장 초반부터 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한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웠던 홍콩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통로가 열리면서 국내 주식시장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자산운용사 CSOP자산운용이 출시한 'CSOP KOSPI 200 ETF'가 이날 홍콩거래소(HKEX)에 상장됐다.
이제충 CSOP자산운용 상무는 "장 시작 후 5분 안에 거래량이 300억원을 넘어서면서 초반부터 매수 물량이 많이 몰리고 있다"며 "한국 주식에 대한 접근성이 부족했던 홍콩 투자자들에게 ETF라는 투자 수단이 생기면서 한국 주식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상품은 홍콩 시장에서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유일한 ETF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한국 외 시장에 상장된 코스피200 ETF는 이 상품이 유일하다.
운용 방식은 코스피200 구성 종목을 직접 편입하는 완전 복제 전략이다. ETF로 유입된 자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종목의 실제 매수로 이어지는 구조다. 향후 상품 규모가 확대될수록 외국인 수급을 보완하는 통로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SOP가 코스피200 ETF를 내놓은 것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200지수에서 정보기술(IT)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6%에 달한다. 산업재와 금융 업종 비중은 각각 약 13%, 7%다.
지수 안에서 비중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SK스퀘어, 삼성전기, 현대차 등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육박해 사실상 한국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한국 증시 관련 글로벌 ETF와 상장지수상품(ETP)으로의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CSOP에 따르면 한국 시장 익스포저를 보유한 글로벌 ETP에는 지난해 318억9000만달러가 유입됐으며 올해 들어서도 304억5000만달러가 들어왔다.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도 홍콩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200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9.02배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22.39배를 크게 밑돈다.
딩 천 CSOP자산운용 대표는 "한국 주식시장은 시장 구조가 진화하고 글로벌 포트폴리오에서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제 투자자들에게는 아직 충분히 발굴되지 않은 시장"이라며 "이번 ETF 출시는 홍콩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의 투자 기회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CSOP는 최근 한국 관련 상품군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한국과 홍콩의 기술주에 투자하는 'CSOP FTSE 한국-홍콩 테크플러스 지수 ETF'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도 운용하고 있다.
특히 'CSOP SK하이닉스 데일리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지난달 기준 운용자산이 846억홍콩달러에 달해 글로벌 개별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가운데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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