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정이한, 보도 내용대로라면 중대 선거 범죄"

천하람, 진상조사단 가동·영구 복당 금지 처분

개혁신당 측 "정이한, 아직 연락 안 닿는 상황"

경찰, 정이한과 음료 투척자 친분 관계 ‘의심’

경찰이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의 피습 사건을 '자작극'으로 판단하고 수사에 나서면서 개혁신당이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위기에 직면했다. 정치사상 유례가 없는 '피습 자작극'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당의 신뢰도에 크게 금이 갈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는 즉각 사과와 함께 자체 진상조사에 착수하며 진화에 나섰으나 당사자인 정 전 후보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 같은 상황에서 당시 음료 투척자가 평소 정 전 후보와 친분이 있던 인물인 것으로 의심하고 관계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국민들, 특히 부산 시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올리겠다"며 "수사기관이 공개하고 보도한 내용대로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중대 선거 범죄"라고 규정했다. 이어 "개혁신당은 사실관계에 따라 정 전 후보에게 가장 높은 강도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앞서 공천 작업을 총괄했던 천하람 원내대표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천 원내대표는 의혹이 본격 제기된 17일 △당 자체 진상조사단 가동 △무관용 법적 대응 △영구 복당 금지 처분 등 징계를 단행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개혁신당 중앙당 개입 여부와 무관하지만 대형 악재라고 진단하고 있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광역단체장 후보가 유권자의 동정 여론을 조작하기 위해 테러를 자행했다는 의혹 자체가 전무후무한 일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 4월 27일 발생했다. 정 전 후보는 부산 금정구 구서 나들목 인근 유세 중 차량 운전자가 던진 음료에 맞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정치 테러'로 규정하고 선거운동에 적극 활용했다. 당시 정 전 후보 캠프 측은 "정 후보가 날아오는 음료를 피하려다 넘어져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한 바 있다.

개혁신당은 진상조사단을 통해 정 전 후보 캠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등 전방위 조치에 나섰으나 사법권이 없어 한계에 부딪힌 모양새다. 특히 핵심 당사자인 정 전 후보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개혁신당 한 관계자는 이날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정치적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난감하고 참담한 일이다. 경찰 수사로 무언가 밝혀지는 과정에서 우리가 협조를 하고 진상조사단을 통해 나오는 것들을 밝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정 전 후보 연락 관련) 지금 전화를 안 받고 있고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미 이번 사태를 조직적인 선거 부정행위로 보고 칼을 겨누고 있다. 특히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정 전 후보가 평소 친분이 있던 헬스트레이너 A씨와 공모한 것 아닌지 의심하는 상황이다.

한편 경찰은 지방선거가 끝난 바로 다음 날인 지난 4일 정 전 후보 캠프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또 최근 이 같은 수사 상황을 개혁신당 지도부에 공식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 피습 자작극 의혹과 관련한 사과 발언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이한 전 부산시장 후보 피습 자작극 의혹과 관련한 사과 발언을 마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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