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용인 오피스텔 찾아가 中국적여성 살해
석달 전 강간 미수로 신고당해…합의 불응에 앙심
스토킹 반복하다 차량 위치추적기 달아 범행 활용
피해자 부부에 허위소송해 주소 파악…제도 악용
1심 “잔혹 계획살인, 죄질 매우 나쁘다” 무기징역
“피해자 고통 헤아릴 수 없어, 유족도 엄벌 촉구”
자신을 성범죄로 신고한 피해여성을 치밀한 수법으로 추적해 보복살인한 30대 남성이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4부(윤성열 부장판사)는 1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20년간 신상정보 등록, 5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렸다. 검찰이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21일 오전 2시 50분쯤 경기 용인시 수지구 한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에서 중국국적 30대 여성 B씨를 준비한 흉기로 여러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가 운영하던 가게 손님이었던 A씨는 지난해 5월 B씨가 강간미수 혐의로 자신을 경찰 신고하자 보복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를 살해하기에 앞서 수백번에 걸쳐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 등 스토킹하고, 무단으로 B씨의 차량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위치정보를 수집해 보복살인 범죄에 활용한 정황도 있다. 특히 B씨 주소를 알아내려 B씨 부부를 상대로 허위 보험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사법제도를 악용했다.
범행 직후 렌터카를 이용해 강원 홍천군으로 달아난 A씨는 같은 날 오전 4시쯤 한 학교 앞에 차를 버리고 야산에 숨었다. 경찰이 체취증거견을 동원해 수색한 끝에, 범행 30여시간 만 렌터카에서 약 2km 떨어진 곳에서 붙잡혔다.
검찰은 지난달 7일 결심공판에서 A씨가 성범죄 피해 신고여성을 살해했을뿐아니라 “공판 과정에 일부 범행을 부인해 사망한 피해자에게 불명예를 가했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고인께 잘못을 빌면서 살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이에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해 수사가 진행되고 피해자가 합의 요구에 응하지 않자 앙심을 품고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결심해 범행 동기에 비춰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피고인은 피해자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각종 허위 소송을 제기하는 등 본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법절차를 악용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범행 도구를 미리 구입하고 위치 추적기로 피해자 위치를 확인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해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판시했다.
또 “살해 범행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고 대담한 준비 과정, 잔혹한 살해 방식 등에 비춰 죄질도 매우 나쁘다”며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기까지 겪었을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공포감은 헤아릴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며, 유족들도 극심한 고통과 불안을 겪게 됐다. 그럼에도 유족들에게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하지 않았고, 유족들이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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