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전문이 17일(현지시간) 공개되면서 일부 조항을 둘러싼 후폭풍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한 14개 조항 가운데 특히 호르무즈해협 통항과 대이란 제재 완화, 전후 재건 지원 등을 담은 내용이 향후 논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가장 주목받는 조항은 호르무즈 해협 관련 내용을 담은 제5조다. 해당 조항은 이란이 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오가는 상선들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노력하고, MOU 체결 후 60일 동안은 비용 없이 통항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논란은 ‘60일 동안만 비용 없이’라는 문구에서 비롯된다. 미국과 이란이 최종 종전 합의를 위한 추가 협상을 진행하는 60일이 종료된 이후에는 이란이 선박에 각종 명목의 비용을 부과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상 향후 통행료 성격의 비용 징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조항에는 이란이 오만과 함께 호르무즈해협의 미래 관리 체계와 해양 서비스 제공 방안을 협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란은 그동안 직접적인 통행료 부과는 부인하면서도 안전한 항행을 위한 해상 서비스 비용 징수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해협이 완전히 자유롭게 개방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발언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경우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여론 악화를 막기 위해 이란에 유리한 조건을 서둘러 수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또한 해협을 통해 석유와 가스를 운송하는 국가들도 새로운 비용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경제 압박을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내용도 논란거리다. 제4조는 지난 4월부터 시행된 미군의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를 30일 내 해제하도록 규정했다. 미국 언론은 이를 이란이 즉각적인 경제적 이익을 얻는 조치로 평가했다.

제10조와 제11조 역시 이란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 금융·보험·운송 서비스에 대한 제재 면제와 동결 자산 사용 허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대이란 강경파들은 핵 협상 타결 이전에 이란 측이 상당한 경제적 혜택을 얻게 된다고 비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소 3000억달러(약 453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경제개발 계획을 미국이 중동 국가들과 함께 추진한다는 제6조도 논란의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은 미국 자금이 직접 투입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대규모 대이란 지원책이며 사실상 전쟁 피해 보상 성격을 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미국과 이란이 모든 전선에서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전쟁 종료를 선언한 제1조도 주목된다. 해당 조항은 전쟁 종료 대상 지역에 레바논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위협을 우려해 온 이스라엘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결국 이번 MOU는 전면전 종식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호르무즈해협 운영 방식과 대이란 제재 완화, 재건 지원, 중동 안보 구도 등을 둘러싼 새로운 정치·외교적 논쟁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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