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버드 생산 1~2년 뒤 중단 검토
기아가 대형버스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 수순에 들어갔다. 전신인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이어온 버스 사업을 약 60년 만에 접고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의 대형버스 생산 체계도 현대차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17일 기아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사측은 이날 열린 노사 고용안정위원회 회의에서 대형버스 '그랜버드'(사진) 생산을 1∼2년 뒤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통보했다. 그랜버드는 현재 기아가 생산하는 유일한 버스 차종이다.
기아의 버스 사업은 1960년대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 1970~1980년대 국내 버스 시장을 이끌었고, 2007년 출시된 그랜버드는 고속·관광버스 시장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시장 환경 변화와 수익성 악화가 겹치면서 사업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이 이어져 왔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성장 정체에 빠진 버스 사업 대신 전동화와 목적기반차량(PBV)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는 현재 PBV 전용 모델인 PV5를 시작으로 다양한 PBV 라인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화성 EVO 플랜트 등 전용 생산체계 구축에도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기아가 버스 사업에서 손을 떼면 현대차그룹 내 대형버스 생산은 현대차로 일원화될 전망이다. 그룹 내 중복 투자를 줄이고 상용차 사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노조 반발은 변수다. 노조는 사측에 광주공장과 하남공장의 고용 보장 방안과 중장기 운영계획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랜버드는 기아 오토랜드 광주에서 생산되고 있다. 생산 중단이 현실화될 경우 관련 생산인력의 전환 배치와 대체 생산 물량 확보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국금속노조 기아지부 광주지회는 이날 성명에서 "고용 대책 없는 버스 생산 중단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모든 노사 협의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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