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 탐지·험지 기동성 실제 환경서 검증
정찰·폭발물 탐지 등 비살상 임무 확대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이 독일군의 지뢰 탐지·제거 훈련에 투입되며 군용 로봇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산업 현장 적용뿐 아니라 군 임무를 수행하면서 비살상 군용 로봇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연방군 혁신조직인 사이버 혁신 허브(CIH·Cyber Innovation Hub)는 최근 공수공병대대 270과 함께 '디마이닝 데이'(Demining Day) 행사를 열고 최신 지뢰 정찰·제거 기술을 실제 작전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 시험했다.
이번 훈련에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스팟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팟은 지향성 지뢰 장애물의 정찰·제거와 지중 매설 폭발물 탐지 임무를 수행했다. 지향성 지뢰는 특정 방향으로 파편을 발사하는 클레이모어 형태의 대인지뢰를 의미하며, 지중 매설 폭발물은 대전차지뢰와 즉석폭발물(IED) 등을 포함한다.
독일 폭발물처리(EOD) 전문업체 ELP(European Logistic Partners)는 자기장 탐지 센서 전문업체 센시스(SENSYS)의 센서 시스템을 스팟에 통합해 실제 운용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했다. 스팟에 장착된 센서는 지하에 묻힌 금속성 폭발물을 탐지하고 위치를 식별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군은 이번 훈련을 통해 실제 폭발물 처리 임무에 스팟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바퀴가 있는 무인지상차량(UGV)이 진흙이나 숲길 등 험지에서 기동에 제약을 받는 반면, 네 다리로 움직이는 스팟은 장애물을 넘고 좁은 공간을 통과할 수 있어 위험지역 정찰 임무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ELP는 이번 훈련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스템을 개선해 지난 15일 스위스에서 열린 유럽 군용 로봇 경연대회 'ELROB 2026'에도 참가했다. ELROB는 유럽 각국 군과 연구기관, 방산업체가 참여해 정찰과 폭발물 처리, 수송 등 다양한 임무 수행 능력을 겨루는 대표적인 지상 로봇 실증 행사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스팟을 앞세워 군용 로봇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지상 방산 전시회인 '유로사토리(Eurosatory) 2026'에 참가해 스팟의 활용 가능성을 소개했다. 산업 현장 중심이었던 로봇 사업 영역을 방산 분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군사 분야에서의 로봇의 활용 범위는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직접적인 무장보다는 정찰과 감시, 폭발물 탐지, 위험지역 접근 등 비살상 임무를 중심으로 군과 특수부대의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공격용 무기 탑재에는 선을 긋고 있다. 회사는 지난 2022년 주요 로봇 기업들과 함께 로봇 무장화 반대 공개서한에 참여하며 자사 로봇을 무기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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