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를 통해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특검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 심리로 17일 열린 오세훈 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결심공판에서 김건희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재판부에 징역 1년6개월형을 선고해달라며 3300만원 추징도 요청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 측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오 시장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겐 각각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가운데) 서울시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명태균 여론조사 의혹’ 사건 1심 결심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팀은 오 시장에 대해 “누구보다 정치자금법을 준수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정치활동과 밀접한 여론조사 비용을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제3자로 하여금 지급하게 했다”며 “투명성 확보란 입법 목적을 훼손하고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익의 최종적 귀속 주체임에도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 이를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해왔다”며 엄벌을 주장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씨로부터 총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비서실장이던 강철원 전 부시장을 통해 김씨에게 3300만원 상당의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오 시장 측은 명씨를 접촉한 뒤 “함량 미달”로 판단해 관계를 끊었단 입장이다. 경쟁자를 앞서는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결과를 보고받은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반면 명씨는 2021년 2월 말까지 오 시장과 관계가 유지됐으며, 자신이 도움을 줬다고 주장한다.

앞서 오 시장은 이날 오전 결심공판을 위해 법원에 출석하며 “이 사건의 실체를 밝혀달라며 명씨 등을 고소했지만 검찰과 김건희 특검팀은 도리어 저를 피고인으로 만들어 법정에 세웠다”면서 “(이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정해진 각본대로 움직인 하명 수사였고 정치적 목적이 만들어낸 하명 특검이었으며, 지방선거 일정에 맞춰 특별히 기획된 하명 기소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 과정에 당당하게 임해왔던 만큼, 사법부의 현명하고 정의로운 판단을 통해 실체적 진실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민 특검을 법왜곡죄로 고발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냐는 취재진 물음엔 “재판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법왜곡죄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월에도 재판 출석 과정에서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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