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 피고가 “남북교류협력법 조항 위헌” 소원
4년 지연…재판부가 헌재 부작위 기본권 침해 심사
“헌법재판 지연사유 등 한달 내 밝혀달라” 요청서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 강조…헌재 관행 문제제기
법원이 헌법재판소의 재판지연에 따른 청구인 기본권 침해 여부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이는 사법부 차원에서 헌재의 심리 지연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첫 사례로 꼽힌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0부(전보성 형사수석부장)는 17일 “재판부가 헌법 제107조 제2항에 근거해 헌재의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의무가 있는 일을 하지 않은 것) 처분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의 심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담당 형사사건 피고인이 남북교류협력법 13조 1항 등이 헌법 위반이라고 소원을 제기했는데, 약 4년간 헌재 심리가 끝나지 않아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봤다. 이에 따라 헌재에 심사진행 경과와 지연사유 등에 관한 의견을 묻기로 했다.
법원은 지난 12일 헌재에 ‘헌법재판 지연 사유에 관한 의견요청서’를 발송한 상태다. 헌법 107조 2항은 명령, 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법원의 의견요청서엔 ▲심사 진행 단계 및 지연 사유 ▲주심 재판관과 보고연구관 사이의 보고·의견서 등 심리 경과 ▲관계기관 의견 조회 여부 등의 질의 사항이 담겼다. 재판부는 헌재에 요청서 접수 한달 이내에 답변을 담은 의견서를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모든 국가기관처럼 헌재도 헌법의 구속을 받는다며 “헌재의 심리 지연으로 피고인이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됐다”면서 “이번 조치는 법원이 헌재의 재판 관행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고, 헌재의 부작위 처분이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최초의 의견 요청”이라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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