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는 또 희생양인가”…“광주를 통과하는 관로는 있는데, 광주를 위한 대책은 없다”

박관열 당선인 1인시위 돌입

박관열 당선인 1인시위 돌입

사진=광주시장직 인수위원회 제공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용수 공급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결국 폭발했다. 박관열 광주시장 당선인이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무기한 1인 시위에 돌입하며 정부와 경기도, 삼성전자를 향해 정면 승부를 선언했다.

17일 오전 출근길 인파가 몰린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사거리에서 팻말을 든 박관열 당선인이 홀로 도로변에서 출근 차량과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광주시만 희생하는 국가사업은 안 된다”며 강도 높은 항의에 나섰다.

이번 시위는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협력단지 조성을 위한 통합용수 공급 사업이 직접적인 배경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대규모 용수 관로가 광주시를 통과하도록 계획됐지만, 정작 광주시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박 당선인의 주장이다.

“수십 년 규제 감내했는데 또 희생하라는 것인가” 박 당선인은 이날 현장에서 “광주시는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을 지키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중첩 규제를 견뎌왔다”며 “이제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를 위해 또다시 광주시의 땅과 환경을 내어주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관로는 광주를 지나가지만 혜택은 다른 지역이 가져가는 구조”라며 “광주시민들은 규제와 불편을 감수하는데 지역발전을 위한 보상이나 상생 대책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제시된 대책은 공사 과정에서의 소음과 교통 불편을 줄이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는 상생이 아니라 최소한의 민원 관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당선인의 이번 행동은 단순한 항의 차원을 넘어 정부와 삼성전자, 경기도를 동시에 압박하는 정치적 승부수로 해석되는 가운데 특히 국가 전략산업으로 추진되는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지역사회에서는 “광주시가 수십 년간 각종 규제로 희생해 온 만큼 정당한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목소리와 함께 “국가 핵심사업이 지역 갈등으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맞서고 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국가사업의 성공은 지역의 희생이 아니라 상생에서 시작된다”며 “광주시의 요구가 반영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될 때까지 행동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시위가 일회성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당선인이 ‘무기한 시위’를 선언한 데다 향후 시민사회와 연계한 대규모 대응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광주시민들 사이에서도 “환경과 규제 부담은 광주가 떠안고, 경제적 효과는 다른 지역이 가져간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향한 ‘생명수’가 광주를 통과하는 순간, 광주에서는 “왜 늘 우리만 희생해야 하는가”라는 거센 질문이 터져 나오고 있다.

박관열 당선인의 삼성전자 본사 앞 무기한 1인 시위는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국가사업과 지역 상생의 균형을 둘러싼 정면 충돌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정부와 삼성전자, 경기도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광주(경기)

김춘성 기자(kcs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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