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정리 본격화에 충당금 부담 확대 가능성
환율 상승·RWA 증가 속 CET1 방어 전략 주목
주주환원 지속 여부, 자본관리 역량이 좌우
은행권이 이달 말 반기 결산을 앞두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와 재무 건전성 관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의 PF 연착륙 기조에 맞춰 사업장 재구조화가 본격화되면서 은행들은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과 자본비율 방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하반기 금융권의 경쟁력은 PF 리스크 관리와 보통주자본비율(CET1) 유지 능력에서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및 주요 은행들은 2분기 실적 마감을 앞두고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PF 사업성 평가 강화, 사업장 재분류에 따라 정상·유의·부실우려 사업장의 구분이 보다 엄격해지면서 일부 사업장에 대한 충당금 적립 부담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시장의 관심은 부동산 PF 정리 과정에서 발생할 추가 대손충당금 규모와 CET1 관리에 집중되고 있다. CET1은 금융사의 손실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건전성 지표로 주주환원 확대와 자본정책의 기반이 된다.
은행권은 그동안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과 익스포저 축소를 통해 PF 리스크 관리에 나섰지만 하반기에는 사업장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일시적인 비용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도 우려되는 요인이다. 외화대출·자산이 원화로 환산돼 위험가중자산(RWA)에 반영되는 만큼 환율이 오르면 자본적립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통상 환율이 10원 상승할 때 CET1 비율은 0.01~0.03%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1분기 기준 4대 금융의 CET1 비율은 KB 13.63%, 우리 13.60%, 신한 13.19%, 하나 13.09%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RWA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각각 365조원, 하나금융 301조원, 우리금융 24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형 시중은행의 PF 익스포저가 과거 대비 안정적인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어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 평가했다.
실제로 금융지주들은 CET1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RWA 관리와 자산 리밸런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PF 사업장 정리가 단기적으론 충당금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부실을 선제적으로 해소해 자산 건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하반기 금융권의 경쟁력은 철저한 자산 리밸런싱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PF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자본 훼손을 막으려면 결국 분모에 해당하는 RWA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하느냐에 달렸다"며 "우량 대출 위주로 자산을 재편하고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등 깐깐한 자산 리밸런싱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은행만이 하반기 주도주로 살아남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들이 CET1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자본증가율보다 RWA 성장률을 낮게 가져가야 한다"며 "앞으로의 밸류업 경쟁은 배당금의 절대적 규모보다는 CET1 13%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자본관리 능력과 RWA 증가를 통제하는 성장 전략이 핵심적인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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