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기업 등 참여하는 이란 재건기금 추진"

FT, 소식통 인용… "핵협상 등 최종합의시 민간자본 3000억달러 조성"

"많은 기업, 에너지 투자 의향"… 이란, ‘전쟁 배상금’ 성격 있다 주장

대우건설 19%, 현대건설 5% 건설주 상승. 호르무즈 통행료 동상이몽

미국과 이란이 걸프 전쟁 종료를 위한 양해각서(MOU) 타결에 합의하면서 한국 경제에 기회와 부담이 교차하고 있다. 3000억달러(약 454조원) 규모의 이란 재건 기금은 국내 건설업계에 특수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와 기뢰 제거, 유가 변동성 등 에너지·물류 비용이라는 만만치 않은 '청구서'도 함께 날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주식시장이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핵 협상 등 최종 합의를 전제로 민간 기업 중심의 3000억달러의 재건 기금 조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협상 내용에 정통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FT에 "유럽과 아시아, 한국, 일본은 물론 미국 기업도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제재가 해제된다면 이 기금은 상당한 규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플랜트 경험이 풍부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기대감이 커지며 16일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대우건설이 19%대 급등하고 현대건설이 5% 안팎의 강세를 보이는 등 대형 건설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이 자금의 성격을 두고 양측의 셈법과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이 이란에 3억달러(3000억달러의 오기로 추정)를 지불한다는 이야기는 민주당이 퍼뜨린 가짜뉴스"라고 선을 그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의무를 이행하면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건부임을 강조했고, 미 고위 당국자 역시 "문서에 서명한 이후 이란으로 흘러간 돈은 한 푼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메흐디 모하마디 이란 전략 고문은 "비록 '배상'이라는 단어가 명시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상대가 재건을 이야기할 때 그것이 전쟁 중 이란이 입은 피해에 대한 배상을 의미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경제의 최대 뇌관인 에너지 물류망 정상화 역시 험로가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이 "통행료 없이(toll free opening)" 개방될 것이라며 "서명식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면 기뢰 제거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란 현지 매체에서는 이란의 해협 '통항 수수료' 징수권이 인정됐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통행료를 둘러싼 동상이몽이 여전하다. 이와 관련해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와 자유화는 기본적으로 수수료나 서비스료 명목으로 (통행료를) 지불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이해한다"고 밝혔다.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의 상당 부분을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해협 정상화 지연 자체가 즉각적인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 종전 직후 각국이 소진된 전략비축유를 다시 채우기 위해 확보 경쟁에 나설 경우, 유가와 LNG 가격이 요동치며 하반기 국내 전력도매가격(SMP) 상승 등 경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이 해협 정상화 과정에서 동맹국들에 기뢰 제거를 위한 소해 전력 파견이나 안보 비용 분담을 요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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