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마침내 합의… 19일 서명

코스피 8545.98 마감… 5.2% 올라

원·달러 환율, 8.7원 내린 1511.1원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소식에 상승 마감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22.36포인트 오른 8545.98, 코스닥은 4.98포인트 오른 1034.03으로 마감했다. 박동욱 기자 fufus@
코스피가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 소식에 상승 마감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22.36포인트 오른 8545.98, 코스닥은 4.98포인트 오른 1034.03으로 마감했다. 박동욱 기자 fufus@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개전 106일 만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도 개방된다. 양측은 오는 19일 스위스에서 합의문에 서명한다.

중동전 리스크를 털어낸 금융시장은 '종전 랠리'를 펼쳤다.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돌아왔고,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급등했다. 국제유가와 국채 금리, 원·달러 환율은 동반 하락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빠르게 확산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22.36포인트(5.20%) 오른 8545.98에 거래를 마쳤다. 종전 합의 소식에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몰리면서 코스피200선물 가격이 급등해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이 일시 정지되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최근 국내 증시를 짓눌렀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빠르게 해소됐다. 전쟁 장기화와 국제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재확산을 우려해 위험자산 비중을 줄였던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오면서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외국인 투자자는 2거래일 연속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041억원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9859억원어치를 담았다. 종전 기대가 현실화하면서 대규모 매도세를 이어오던 외국인 수급에도 변화가 나타난 것이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기와 SK하이닉스, SK스퀘어, 현대차였다. 삼성전기를 9600억원어치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현대차도 각각 4250억원, 1840억원, 1150억원어치 사들였다.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대형주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기는 전 거래일보다 28만5000원(16.63%) 오른 19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6.42%, SK스퀘어는 4.05%, 현대차는 6.59% 각각 뛰었다. 삼성전자도 4%대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아시아 주요 증시에도 종전 기대에 따른 훈풍이 불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4.99% 급등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도 1% 내외로 상승했다. 지정학적 충격에 상대적으로 민감했던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낙폭을 되돌리려는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과 전쟁 위험을 반영해 상승했던 자산 가격은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8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한국시간 오후 3시30분 기준 브렌트유 8월 인도분은 전장보다 4.37% 내린 배럴당 83.51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 인도분도 4.95% 하락한 배럴당 80.66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확산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내외 채권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같은 시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1.09% 떨어진 연 4.434%를 기록했다. 30년물과 2년물 금리도 각각 0.72%, 1.22% 하락한 연 4.937%, 연 4.035%를 나타냈다. 국내 국고채 금리 역시 위험 회피 심리 완화와 물가 부담 축소 기대를 반영해 하락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도 1510원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 종가 기준 전 거래일보다 8.7원 내린 1511.1원에 마감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완화로 달러화 선호가 약해지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가 이어진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종전 합의가 원자재 가격과 물가 우려를 낮추고 외국인 수급 회복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의 관심이 다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업 실적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과 인플레이션 프리미엄 완화는 증시의 할인율 부담을 낮추고 시장의 시선을 다시 기업 이익으로 돌릴 수 있다"며 "금리 공포가 잦아들수록 시장의 중심은 다시 인공지능(AI)과 메모리 반도체 주도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수급 회복의 관건은 원·달러 환율 안정과 메모리 업종의 실적 확인"이라며 "6월 한국 증시는 실적 장세가 끝난 것이 아니라 금리의 소음에 잠시 가려졌던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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