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불안하다는 착각

다우치 마나부 지음 / 김정환 옮김 / 부키 펴냄

요즘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 돈 이야기를 많이 한다. 코스피가 파죽지세로 오르면서 주식 투자 성공담이 넘쳐나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며칠 만에 수천만원 벌었다”, “은퇴 준비는 끝났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다. 돈을 많이 벌수록 불안도 함께 커지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일본 골드만삭스에서 16년간 일한 후 금융교육자가 된 저자는 돈에 대한 불안의 정체를 파헤친다. 그는 현대 자본주의가 불안을 먹고 자라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자본주의는 돈에 대한 불안을 계속 부풀리는 시스템이며, 세상에는 ‘모르면 손해 보는 투자기술’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지금 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메시지에 끊임없이 노출된다. 저자는 돈에 대한 불안은 사실은 누군가의 의도로 만들어진 것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느끼는 불안은 사회가 만들어낸 심리적 압박에 가깝다는 것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돈의 본질이다. 우리는 흔히 돈이 세상을 움직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람이 돈의 가치를 떠받치고 있다고 역설한다. 결국 노후를 지탱하는 것은 통장 잔고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갈 사람들, 사회적 관계, 그리고 자신의 역할이라는 통찰에 이른다.

책은 돈을 불리는 재테크 기술이나 불안을 없애는 정신 수양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돈에 대한 불안의 근원을 추적하며 돈과 인간, 사회의 관계를 새롭게 관조하는 철학서에 가깝다. 물론 돈은 중요하다. 그러나 돈으로 불안을 없앨 수 있다는 믿음은 어쩌면 가장 비싼 착각일지도 모른다. 책은 돈의 숫자에 가려진 진짜 행복과 평온의 조건을 되돌아보게 하는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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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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