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만320원 대비 1680원 인상

“점심값보다 낮은 최저시급 안 돼”

경영계 요구안은 아직… 동결 갈 듯

양대노총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대노총 조합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2027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억대 성과급 논란이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 테이블을 뒤흔들 조짐이다.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16.3%나 오른 시급 1만2000원을 요구하면서다.

노동계는 지난 2024년과 지난해엔 각각 26.9%, 27.9%의 인상을 주장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3년간(2023∼2025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2.37%로, 같은 기간 평균 물가상승률(2.66%)보다 낮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이는 노동계가 최저임금 수준과 관련해 올해 처음으로 내놓은 요구안이다.

양대노총이 밝힌 최초 요구안은 월 250만8000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난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한 저율 인상과 최근 대기업 성과급 논란, 자산 가격 급등 등은 노동의 가치가 자산에 비해 과소평가 되는 극심한 양극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점심값보다 낮은 최저시급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미선 민노총 부위원장은 “고물가·고유가 상황에서 저임금 노동자가 최소한 생존할 수 있는 사회적 하한선이자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 모두를 살릴 수 있는 내수경제 대책”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3년간(2023∼2025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2.37%에 불과해 같은 기간 평균 물가상승률(2.66%)보다 낮아 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하락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2025년 최저임금위원회 기준 생계비는 월 275만4000원인데,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215만원 수준에 그쳐 생계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산업계에서는 노동계가 소위 ‘삼전닉스’의 수억대 성과급 등을 거론하며 두 자릿수 인상을 강하게 밀어붙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류 총장은 지난달 26일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2차 전원회의에서 “삼성 성과급 논란은 단순한 보상 문제가 아니라, 같은 노동자라는 이름 아래 노동시장 내에서 심화하는 소득 격차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하나의 사회적 사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최저임금 노동자의 수십년 치 연봉을 단번에 넘어서는 보상 격차는 개인의 ‘운’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아득해졌다”고 덧붙였다.

양대노총은 최저임금위에서 무산된 택배·배달기사 등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도 재차 강조했다. 또 업종별 구분 적용 폐지, 수습·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감액 및 적용 제외 규정 개선, 체불임금 예방 및 제재 강화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의 경영난 해결을 위한 방법으로는 일자리안정자금 재도입, 각종 수수료 인하, 하도급법 및 대·중소기업 상생협력법 개정 등을 제안했다.경영계는 아직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소상공인의 어려움 등을 들며 동결이나 낮은 수준의 인상 폭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종 등의 성과로 전체적인 경제지표는 나아지는걸로 수치가 나오지만 결국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주체는 영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고 이들의 사정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이분들의 대출금, 연체율 등 어려운 지표들을 봤을 때 이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고율 인상을 하면 오히려 어려움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저임금은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이 모여 매년 결정한다.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 수준을 의결해 이달 말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1988년 최저임금제 시행 이후 법정 시한에 맞춰 제출한 건 9차례에 불과하다.최저임금위는 16일 제6차 전원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경영계가 주장하는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노사 양측의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은 다음 주 중에 최저임금위에서 제시된 뒤 본격적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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