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에 '중간'이 사라졌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 20억원을 웃도는 초고가 주택과 6억원 미만의 중저가 주택으로만 매수세가 쏠리는 '모래시계'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자산가들은 20억원 이상의 '그들만의 리그'를 공고히 다지는 반면, 무주택자들은 대출 규제와 치솟는 전셋값에 떠밀려 6억원 이하의 외곽 아파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비싸거나, 싸거나', 둘로 확연히 갈린 거래 시장인 셈이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2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와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연초 대비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5월 서울 아파트 거래 중 20억원 이상 가격대 비중은 13.6%로 1월 대비 3.2%포인트(p) 늘었다.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비중도 같은 기간 15.8%에서 19.5%로 2.7%p 커졌다.

비중이 가장 큰 구간은 6억원 이상∼9억원 미만(23.8%)이었으나 1월과 비교하면 3.5%p 축소됐다.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20억원 이상 가격대 거래 비중 확대가 뚜렷했다. 송파구(36.1%→54.9%)가 이 기간 18.8%p 확대된 것을 비롯해 서초구(53.6%→71.1%)와 강남구(58.1%→72.9%)까지 강남3구 모두 10%p대 상승했고 용산구(47.6%→55.2%)는 7.6%p 커졌다.

3억원 이상∼6억원 미만 거래 비중은 광진구(15.6%→36.3%), 관악구(15.6%→30.6%), 동작구(1.0%→10.2%) 등에서 큰 폭으로 확대됐다.

강남권과 한강변 중심으로 초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매수 부담이 적은 가격대의 거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 매물 부족과 임대차 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데다 대출규제 환경에서 자금 조달이 가능한 가격대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며 지역별 거래 구조차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는 서울 접근성, 주요 산업·업무지구 연계성 등에 따라 가격대 비중이 차이를 보였다.

서울 접근성과 더불어 반도체 사업벨트 조성 기대감이 더해진 용인시는 9억원 이상 거래 비중이 19.0%에서 28.3%로 커졌고, 동탄을 낀 화성시도 6억원 이상∼9억원 미만 비중이 37.5%에서 38.4%로, 12억원 이상∼15억원 미만이 4.8%에서 7.9%로 커지는 등 반도체 경기 호황의 영향을 받았다.

김은선 랩장은 "향후 시장에서는 금리와 대출규제, 가계부채 관리 기조 등 금융 환경 변화가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며 "거래 여건 변화에 따라 지역·가격대별 거래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제공]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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