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순방 중 사실상 ‘여당 책임론’…조승래 "대통령 뜻 왜곡" 해석

정청래, 보완수사권 폐지·호남행 등 강성 당심 결집하며 버티기

친명계 전방위 압박 속 ‘당권 행보’ 김민석 책임론 꺼내든 친청계

18일 李 귀국 마중·24일 전후 사퇴 여부, 명청대전 1차 분수령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여당 지도부를 향해 사실상 책임론을 재차 띄웠음에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면돌파 의지를 시사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을 앞세워 대통령 메시지가 정 대표를 겨냥했다는 해석에 선을 긋고, 되레 김민석 국무총리의 당권 행보를 비판하며 역공에 나선 것이 그 신호다. 친명(친이재명)계의 포위망이 좁혀오는 가운데 친청(친정청래)계가 결집으로 맞서면서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여권 내 '명청대전' 전운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엑스(X)에 "여당의 열정은 특정 진영이 아닌 국민 전체를 향해야 한다", "신념의 언어보단 책임의 언어에 집중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앞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선 결과를 "국민의 경고"로 짚은 데 이어 다시 우회적 신호를 보낸 셈이다. 중도·실용을 강조한 이 메시지가 민주당의 '창'이자 '최전방 공격수'로 불리는 정 대표의 강경 행보와 대비되며, 당내에선 '정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를 기점으로 친명계 압박은 한층 거세지는 양상이다. 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이 책임론을 꺼낸 데 이어, 원외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날 논평에서 정 대표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여권 성향 커뮤니티 일각에서도 반명·반김민석 세력화를 경계하는 이른바 '문조털래유' 프레임이 거론되는 등 포위망이 촘촘해지고 있다. '문조털래유'는 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김어준 씨의 별명인 털보, 정 대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일컫는 조어로 이 대통령 지지층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친청계는 방어막을 치며 즉각 반격에 나섰다. 조 사무총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지도부 겨냥론을 "대통령 뜻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 인사들의 메시지와 행보가 미친 영향도 포함해야 한다"며 김 총리의 당권 행보가 선거 균열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조 사무총장은 "지방선거가 한참 진행 중인데 국무총리를 그만두고 당권에 도전한다는 것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줬겠는가. 당사자가 부인하지 않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 아니냐"라며 "과연 그게 적절했는지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아울러 문정복·이성윤 최고위원이 엄호에 나선 가운데, 정 대표 본인도 호남 현장 최고위와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카드로 강성 당심 결집에 속도를 냈다.

갈등의 뇌관은 김 총리의 당 복귀다. 최근 사의를 밝힌 김 총리는 "이재명 정부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며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양측의 신경전 속에 18일 이 대통령 귀국길 마중에 정 대표가 포함되느냐 여부와 이달 말 거취 표명 여부가 명청대전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이날 디지털타임스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김 총리를 당대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걸로 봐야 한다"며 "정 대표 입장에선 상황이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일주일 정도 상황을 보고 정 대표가 연임에 도전할지 아니면 하지 않을지 판단해야 할 거 같다"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dt.co.kr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ㆍ10 만세운동 기념식이 끝난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00주년 6ㆍ10 만세운동 기념식이 끝난 뒤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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