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경동1960점 이후 전통시장 집객 효과 주목

광장시장 인근 올리브영 영업, 다이소도 입점 검토

오프라인 상권 전반적으로 위축…전통시장·대기업 공생 모색

스타벅스 경동1960점에서 커피 마시고 빈대떡 사먹기, 광장시장 육회비빔밥으로 식사 후 인근 올리브영에서 마스크팩 구매하기. 요새 MZ 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데이트 코스다.

한때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공공의 적'으로 꼽히던 대기업 브랜드들이 이제는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집객 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의 거센 공세 속에 생존 위기에 처한 전통시장과 새로운 오프라인 핫플레이스가 필요한 대기업이 손을 맞잡으면서, 과거의 낡은 갈등 구도가 MZ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윈윈(Win-win)형 '생존 동맹'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통시장과 대기업 간 상권 확장 협업 사례가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 확산과 소비 패턴 변화로 오프라인 상권 전반이 위축되면서, 양측 모두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생존 동맹에 나선 것이다.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들어선 스타벅스 경동1960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타벅스는 1960년대 문을 연 옛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해 대형 매장을 조성했다. 개점 이후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경동시장 전체의 유동 인구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커피를 마시려고 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시장 골목을 둘러보고, 시장 방문객 역시 스타벅스를 찾으면서 상권 체류 시간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났다. 과거에는 대기업 브랜드의 시장 진출을 상권 침해 측면에서 바라봤다면, 최근에는 젊은 고객을 끌어들이는 집객 시설 유치 기회로 보고 있다.

광장시장도 대기업 브랜드와 전통시장 간 관계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꼽힌다. 광장시장 인근에는 올리브영이 영업 중이고, 다이소도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다이소의 경우 시장상인회 측에서 먼저 입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시장이 단순히 장을 보는 공간을 넘어 관광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기업 입장에서 광장시장과 경동시장은 차별화된 공간에서 신규 고객을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상권이다. 전통시장 측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 브랜드를 통해 젊은 소비자 층과 외국인 관광객 유입을 늘릴 수 있는 기회다.

물류기업과의 협업도 확대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최근 대전 태평시장에 장보기 배송 서비스를 도입했다.

고객이 시장에서 구매한 상품을 배송 접수처에 맡기면 집까지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전통시장의 가격 경쟁력에 배송 편의성을 더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불편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단순한 상생을 넘어 실질적인 이익을 얻는 공생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단순한 집객 효과를 넘어 대기업 브랜드와 시장 점포와의 상품·서비스 연계가 이뤄져야 실질적인 상생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통시장을 보호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지역 기반 생활·관광 플랫폼으로 키우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며 "전통시장과 대기업 간 협력 사례는 앞으로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서울 경동시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야채를 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경동시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야채를 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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