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생산…내수 집중 후 주변국 수출 모색

中공세로 격전…상품·브랜드 경쟁력 검증

현대자동차가 브라질에서 신형 i20를 공개하며 중남미 공략 전략을 한층 고도화하고 있다. 글로벌 수준의 디자인과 기술을 접목하며 브라질을 신흥국 전략의 전진기지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브라질 법인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브라질 시장에 신형 i20를 공개하고 판매에 돌입했다. 브라질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 공장에서 생산되는 이 차량은 현대차가 현지에서 생산하는 세 번째 모델이다.

현대차는 신형 i20를 '해치백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세계를 잇는 다리'라고 소개했다. 기존 해치백보다 넓은 공간과 첨단 기술을 갖추면서도 SUV 대비 접근 가능한 가격을 내세워 새로운 수요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신형 i20는 브라질 시장에서 판매 중인 HB20와 크레타 사이를 메우는 모델로 포지셔닝됐다. 가격도 9만9990헤알(약 3000만원)부터 시작해 HB20(9만6140헤알)과 크레타(11만9990헤알) 사이의 수요층을 겨냥했다.

신형 i20에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이 브라질에서 처음 적용됐다. 강철을 절단할 때 나타나는 직선적인 형태에서 영감을 받아 보다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현했다.

기술 경쟁력도 끌어올렸다. 브라질 생산 현대차 가운데 처음으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적용했다. 스마트폰처럼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차량 기능 개선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차로 중앙 유지 보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도 대거 탑재했다.

현대차는 신형 i20의 초기 생산 물량을 브라질 내수 시장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다른 국가로의 수출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브라질 전용 모델로 출발했던 HB20이 이후 중남미 여러 국가로 수출된 전례를 고려하면 향후 주변국으로 판매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브라질이 현대차의 단순 판매 시장을 넘어 글로벌 전략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라질은 중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동시에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센 격전지다. 신차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검증하기에 적합한 시장이라는 평가다.

신형 i20은 2026 FIFA 월드컵 열기로 들뜬 브라질 현지 시장을 무대로 공개됐다. 브라질이 '축구의 나라'로 불리는 만큼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는 시기를 신차 공개 시점으로 택해 소비자 관심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FIFA 공식 모빌리티 파트너로, 월드컵을 활용해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신형 i20은 현대차의 신흥국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이기도 하다. 과거 신흥국 전략차가 가격 경쟁력과 현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글로벌 수준의 디자인과 소프트웨어, 첨단 안전 기술을 갖춘 '현지 맞춤형 글로벌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남미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브라질을 거점으로 상품성과 브랜드 경쟁력을 동시에 검증하려는 현대차의 시도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브라질에서 연간 20만대가량을 판매하며 현지 시장 4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2012년 피라시카바 공장 가동 이후 누적 생산 250만대를 달성하는 등 중남미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현대차 신형 i20. 현대차 브라질 홈페이지
현대차 신형 i20. 현대차 브라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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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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