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신용대출 한도 축소·비대면 관리 강화

‘빚투’ 수요에 일주일 새 6300억원↑…당국 점검

하반기 추가 규제 가능성에 실수요자 부담 우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일제히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가계대출 시장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맞춰 은행권이 선제적인 대출 조이기에 나서자 하반기 추가 규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현재의 대출 관리 조치가 시작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5일부터 온·오프라인 합산 일일 대출 접수량이 내부 기준치를 넘어설 경우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즉각 차단하기로 했다. 3000만원을 초과하는 마이너스통장 중 만기 직전 3개월간 한도 사용률이 10% 미만인 계좌는 만기 연장 시 한도를 최대 20% 삭감한다.

국민은행 역시 16일부터 일반 신용대출 신규 최대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하고 마이너스통장의 최대한도는 5000만원으로 대폭 축소 운영한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 12일부터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차주의 연 소득과 무관하게 신규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원으로 제한한다.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 만기 연장 시 미사용 한도 감액에 적용하던 예외 허용 조항을 전면 폐지하고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비대면 신용대출 갈아타기(대환) 상품 접수를 중단했다.

농협은행은 대출금리 문턱을 올렸다. 15일을 기점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에 적용되던 우대금리를 각각 0.2%포인트(p), 0.1%p 깎기로 했다. 이외 토스와 카카오페이 등 대출 비교 플랫폼을 통한 대출 접수를 전면 차단하며 외부 유입 경로를 막아섰다.

은행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와 맞닿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관계기관 합동 점검회의를 열고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자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했다. 관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주 단위 점검도 예고했다.

은행권에서는 금융당국의 관리 기조가 가계대출 총량을 넘어 '신용대출' 항목 단위로 세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증시 상승과 맞물린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신용대출이 가계부채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실제로 5대 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108조13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일주일 전 107조5048억원보다 6331억원 증가한 규모다. 영업일 기준으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1000억원 이상씩 늘어난 셈이다.

시장에서는 신용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규제 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신용대출 한도 추가 축소는 물론 마이너스통장 발급 기준 강화, 우대금리 축소, 비대면 대출 심사 강화 등 조치가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지나친 규제는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 구입 자금이나 생활안정자금이 필요한 차주들의 금융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실수요자까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정책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주형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