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점유율 69%·中 31%…격차 축소

"R&D·설비 지원 없으면 역전될 수도"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먹거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정부 차원의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과거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 전철을 OLED 시장에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초격차 유지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발간한 'K-OLED의 경쟁력과 초격차 수성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OLED 시장 점유율은 한국(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이 68.7%, 중국이 31.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여전히 시장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2020년 한국 87.3%, 중국 12.1%로 75.2%포인트(p)에 달했던 점유율 격차는 2023년 47.9%p, 지난해 34.9%p까지 축소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최근 중국 OLED 생산능력이 2029년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 를 비롯한 현지 기업들은 자국 스마트폰 업체를 중심으로 저가 OLED 공급을 확대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은 한국이 64%, 중국이 35.9%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 OLED 생산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노트북과 태블릿 등 IT용 OLED 시장에서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3년 3~4년 수준으로 평가됐던 양국 간 IT용 OLED 기술 격차는 현재 약 2년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 업체들은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활용했던 '치킨게임' 전략을 OLED 시장에도 적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2004년부터 2020년까지 LCD 시장 1위를 유지했지만, 대규모 정부 보조금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밀려 2021년 이후 주도권을 내줬다.

다만 보고서는 OLED 시장이 LCD 시장과는 다른 사업 구조를 갖고 있어 단순 가격 경쟁만으로 시장을 장악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OLED는 고객사 맞춤형 수주 사업 비중이 높고, 한국 기업들이 핵심 특허를 확보해 기술 사용료를 받는 구조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설비 투자와 생산능력 확대는 여전히 위협 요인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양산 기술과 품질 측면에서는 아직 격차가 존재하지만 중국이 공격적인 설비 투자를 지속할 경우 기술 성숙도를 높이며 물량 공세를 펼칠 위험이 있다"며 "한국이 R&D 속도를 늦추면 OLED 시장에서도 역전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디스플레이 산업은 대규모 설비 투자와 장기적인 기술 개발이 필수적인 자본집약 산업"이라며 "OLED 초격차 유지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R&D 및 투자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삼성디스플레이 OLED 최신 제품.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 OLED 최신 제품.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해외경제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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