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전략회의-이천포럼 통합 첫 포럼 개최

"AX 본질은 운영개선"…3일간 AI만 다뤄

‘1인 1에이전트’ 제시…10가지 예시 소개

경영진엔 위기의식 촉구…빠른 실행 강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경기 이천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경기 이천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 제공

지난 13일 경기 이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 이 포럼은 SK그룹 수뇌부가 한자리에 모여 미래를 논의하는 그룹의 대표적인 행사다.

사흘간 이어진 포럼 마지막날인 이날 최태원 회장이 연단에 올랐다. 강연 주제는 'AI(인공지능)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AI 전환)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활용하고 있는 AI 에이전트를 소개하며 AX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포럼에서 3일 동안 AI 단일 주제를 가지고 집중 토론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독 눈길을 끈 것은 최 회장이 예시로 든 자신과 관련한 AI 에이전트들. SK 이사회 에이전트, SK하이닉스 회장 에이전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에이전트 등 사업 관련뿐 아니라 '맛잘알'(맛을 잘 아는 사람)부터 사회적 가치·구성원 소통·SKMS(SK그룹 고유 경영 철학) 에이전트까지. 예시가 10개나 됐다.

직함이 많아 시간을 '초단위'로 쪼개 쓰는 국내 2위 그룹 총수답게 그는 자신이 활용하는 다양한 AI 비서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이들 각 분야의 AI 에이전트가 아바타가 돼 다른 에이전트들과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 역시 에이전트를 하나가 아니라 수도 없이 만들어서 각 회사의 경영진, 구성원들과 함께 소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수십개의 회장 아바타들이 각 회사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듣고 다른 에이전트들과 함께 일하고 소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개인이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조직 차원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AI 활용 방안으로 이어진다. 최 회장은 "지금 구성원의 90% 이상이 AI를 쓰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쓰는 AI를 넘어서 우리가 하는 일을 조직 전체의 성과로 이어줄, 정말로 '우리의 일'을 도와주는 AI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의 AI'에서 '우리의 AI'로 진화해야 한다"며, AX의 첫 단계로 "우리의 일을 정확히 정의하고 AI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먼저"라며 평소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하고, 실시간으로 문제를 파악해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AX의 본질을 '운영개선'(OI)으로 정의하면서 "우리가 하는 일을 정의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모든 과정이 OI"라고 강조했다.

이어 "AX는 우리의 OI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면서 "수많은 난제를 돌파하고 미래 기회에 대응할 힘은 결국 OI 능력에서 나온다. AX 기반의 OI로 기본기와 실행력을 탄탄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경기 이천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3일 경기 이천시 SKMS 연구소에서 열린 '2026 뉴 이천포럼'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 제공

최 회장은 글로벌 AI 산업을 전망하며 SK그룹의 경쟁력을 진단했다. 메모리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반도체 산업 중심으로 AI 시대가 개화했다면, 조만간 전 세계적인 AI 컴퓨팅 파워 수요에 대비하기 위한 에너지·데이터센터·통신망 등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지능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산업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 회장은 "AI 시대에 필요한 메모리부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전기화 능력을 풀스택으로 갖춘 기업은 드물다"며 "회사의 사업영역들은 AI 시대를 열어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영진을 향해서는 철저한 위기의식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지금 전속력으로 전방위적인 AX를 실행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맞이한 절호의 기회는 다시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360도 전방위로, 전속력으로 AX에 돌입해야 할 때"라고 경영진과 구성원의 신속한 실행을 당부했다.

이번 포럼은 경영진이 그룹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해왔던 6월 '경영전략회의'와 SK 구성원 중심으로 토론이 이뤄지는 8월 '이천포럼'을 통합해 열렸다.

SK 경영진은 "과거 에너지가 증기기관에서 전기로 전환될 때처럼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특히 "경영진이 먼저 혁신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나누면서 "AX는 작게 시작하더라도 먼저 실행해 빠르게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결의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경영진의 전략적 비전과 전사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실행 의지가 한데 모여 그룹의 AX 방향성을 정립한 뜻깊은 자리"라며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경영진과 구성원이 함께 AI 대전환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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