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을 맞아 열린 양국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단순한 간담회를 넘어 미래 산업을 향한 의기투합의 장이었다. ‘라면과 파스타’의 결합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의 27년 우정이 빛낸 모빌리티 동맹까지, 양국 재계 핵심 인사들은 유례없는 속도와 규모로 경제 협력의 판을 키우겠다고 입을 모았다.
12일(현지시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내 주요 기업인들의 구체적인 현지 진출 및 협업 구상이 쏟아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밀라노 가구 박람회는 늘 놀라운 영감을 주며, 당사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역시 이탈리아 출신일 만큼 각별한 인연이 있다”며 “이탈리아의 기초 과학과 한국의 기술 혁신이 결합하면 첨단 산업 전반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자은 LS 회장은 이탈리아를 유럽과 북아프리카를 잇는 ‘지중해의 허브’로 평가하며, 전력 인프라 구축 분야에서의 실질적 성과 창출을 다짐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기존 패션·금융을 넘어 친환경 첨단 소재와 에너지 인프라 부문으로 협력 저변을 넓히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은 한국 라면과 이탈리아 파스타의 장점을 융합하는 공동 연구개발(R&D)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재영 HD건설기계 사장은 현지 정부가 신규 설비 도입 시 세제 혜택을 주는 ‘초감가상각제도’ 관련 애로사항을 신속히 타결해 준 데 감사를 표하며, 이탈리아 행정부의 일 처리를 ‘페라리’의 속도에 빗대 눈길을 끌었다. LG화학, 네이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코스맥스 등도 굳건한 파트너십을 약속했다.
이탈리아 현지 재계의 반응도 뜨거웠다. 베네데토 비냐 페라리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늘 영감을 주는 시장이자 고향과도 같다”며, 기존 럭셔리 차량 진출을 넘어 전동화 및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공동 R&D 협력을 제안했다.
청와대 측은 이재용 회장과 존 엘칸 페라리 회장이 무려 27년간 우정을 다져온 각별한 지기이며, 이 회장이 과거 페라리의 사외이사를 역임했던 인연을 귀띔하기도 했다. 아울러 방산·조선 기업인 핀칸티에리의 마조타 회장과 글로벌 뷰티 브랜드 키코밀라노의 도미니치 대표 등도 한국 기업과의 적극적인 비즈니스 교류를 희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계 리더들의 발언을 경청한 뒤, “글로벌 대전환기를 맞아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의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격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양국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인들이 중추적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공식 행사 직후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인들과 별도의 ‘사후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개별 부처 단위에서 풀기 어려운 규제나 정책 건의 사항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청와대 정책실로 직접 연락해 달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한편, 김 실장은 지난 인도 순방의 후속 조치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약속했던 ‘청와대-인도 총리실 핫라인’이 공식 개통됐으며, 이달 하순 인도 현지에서 ‘한국 비즈니스 위크’가 확정 개최된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이날 간담회가 열린 호텔 측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첫 경기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이 거둔 승리를 축하하는 특별 케이크를 깜짝 준비해 행사의 훈훈함을 더했다.
이상현 기자(ishs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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