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상장 공모주를 기대했던 국내 투자자들이 입맛만 다시게 됐다.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주도했던 미래에셋증권이 당초 배정받기로 했던 물량을 대표 주관사의 권한으로 전량 삭감당하면서, 1~2분 만에 완판됐던 청약 증거금을 고객들에게 전액 환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스페이스X 기업공개(IPO)에 인수단 자격으로 참여해 클래스A 보통주 총 5억5555만5555주 가운데 231만4815주를 배정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종 물량 배분 과정에서 대표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일부 인수단에 판매 가능한 주식을 단 한 주도 내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상장 직후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수 수요가 폭발적으로 몰리면서, 주관사가 물량을 이들 위주로 급격히 재배정한 결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에 기재된 인수 수량은 인수단 참여에 따른 서류상 ‘인수 비율’(Underwriting Commitment)일 뿐이며, 최종적으로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배정 물량(Allocation)은 전적으로 대표 주관사의 재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당초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0일까지 국내 개인·법인 전문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1·2차에 걸쳐 대대적인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목표 금액만 5억달러(약 68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청약이었지만, 판매 개시 불과 1~2분 만에 모든 물량이 소진될 만큼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그러나 확정된 배정 물량이 없어지면서, 미래에셋증권은 13일 새벽 고객들이 납입한 청약 증거금을 전액 환불 처리해야 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각 인수인이 실제로 배정받는 최종 물량은 대표 주관사의 재량으로 결정되는데, 이 과정에서 배정 물량이 사라져 고객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내 투자자들의 허탈함과는 대조적으로, 나스닥에 입성한 스페이스X는 역대급 기록을 쏟아내며 화려한 축포를 쐈다.
스페이스X는 이번 IPO를 통해 전 세계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인 750억달러(약 114조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상장 첫날 주가 역시 매수세가 강하게 몰리며 공모가 대비 19.34% 뛰어오른 161.11달러에 장을 마감해 시장의 기대를 완벽히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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