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명 ‘필라테스 프로젝트’…5만명 가입 지시
“이만희 총회장 지시 없이 불가능” 진술 확보
정치권과 종교계의 불법 유착 의혹을 파헤치고 있는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윗선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1월 6일 수사팀이 닻을 올린 지 158일 만에 이뤄진 첫 구속 시도다.
13일 합수본은 특정 정당에 대한 가입을 강제한 혐의(정당법 위반 등)로 ‘신천지 2인자’로 통했던 고동안 전 총무와 요한지파·시몬지파의 전직 총무 등 총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이들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치러진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및 국회의원 총선거 경선에 조직적으로 개입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행 정당법 제42조는 누구든 본인의 자유의사에 반하여 정당 가입이나 탈당을 강요할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신천지는 각 지파별로 ‘필라테스 프로젝트’라는 암호명을 사용하며 신도들의 국민의힘 입당을 압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은 이 지시를 통해 무려 5만명 이상의 신도가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으며, 이러한 집단적 행위가 정상적인 정당 선거 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했다고 판단해 영장에 업무방해 혐의도 적시했다.
앞서 합수본은 지난 1월 신천지 과천 총회 본부와 국민의힘 중앙당사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해 교단 신도 명단과 당원 명부 등의 핵심 물증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부터 고 전 총무를 피의자 신분으로 세 차례나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으나, 그는 혐의를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고 전 총무는 2017년부터 교단 금고를 관리하며 이만희 총회장의 법률 방어 비용과 홍보 명목 등으로 신도들에게 113억원대 자금을 걷어 일부를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합수본은 수사 전략상 이번 당원 가입 관련 구속영장에는 해당 횡령 혐의를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고 전 총무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합수본의 다음 타깃은 의혹의 최정점에 있는 이만희 총회장이 될 전망이다.
합수본은 전직 간부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집단적인 당원 가입 지시가 ‘이 총회장 → 총무 → 각 지파장 → 일선 교회 담임 → 장년·부녀·청년회’로 이어지는 수직적 구조를 통해 하달됐으며, 총회장의 직접적인 재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결정적 진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은 지난 4일 이 총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직접 불러 이번 의혹 전반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윤상호 기자(sangho@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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